KBO 리그에 방출이라는 칼바람이 불었다. 선수단 몸집을 줄이려는 각 구단들의 계획과 전략은 보류선수명단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30일 2018년도 보류선수명단을 발표했다. 보류선수는 쉽게 말해 재계약 대상자다. 이 보류선수명단에서 빠진 선수들은 해당 구단이 재계약을 할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방출 절차를 밟는다. 매년 신인들이 10명씩 합류하고, 다른 경로를 통해 입단하는 선수들도 있는 만큼 11월 말의 어쩔 수 없는 연례절차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11월 30일 보류선수로 공시된 선수는 10개 구단을 통틀어 572명이었다. 지난해 보류선수명단 제출시 방출된 선수들은 총 54명. 그런데 올해는 79명이 추가로 제외(육성선수 집계 제외)돼 지난해보다 25명이 늘어났다. 그 결과 올해 10개 구단의 보류선수는 최종적으로 538명이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34명이나 줄었다.
지난해 이맘때 구단별 보류선수는 대부분 55명에서 60명 내외였다. 보류선수가 55명 이하인 팀은 LG(54명), 삼성(49명)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55명 이하의 팀이 6팀이나 된다. NC와 삼성이 각각 53명, LG와 kt가 각각 51명, 두산이 50명이다. 가장 적은 넥센은 45명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방출된 선수들의 재취업 문턱이 낮은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팀들이 “방출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할 계획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필요에 따라 1~2명 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정성훈 등 일부 선수들은 1군 경력이 꽤 화려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방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은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선수단 규모를 줄이려는 분위기”라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KBO 리그의 선수단 규모는 최근 들어 조금씩 축소되고 있다. 예전에는 등록선수와 육성선수, 군보류선수까지 합치면 전체 선수단 규모가 100명을 넘어가는 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팀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장 기본이 되는 보류선수가 60명 이상인 팀도 올해는 KIA(63명) 하나뿐이다.
인건비 부담이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이제는 평균연봉이 1억을 훌쩍 넘는 시대고,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하면 팀 연봉이 100억 원을 넘는 팀들도 적지 않다. 연봉규모가 적은 팀들도 외국인 선수를 포함하면 70~80억은 기본이다. 일부 스타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자연히 팀 연봉규모도 뛰었다. 이를 감당하려면 각 구단들의 수익구조도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그 성장세는 선수들의 연봉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구단의 수익구조를 한정되어 있다. 여론과 지자체의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입장료를 확 올리지도 못하고, 중계권료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 그렇다고 경기장 내에서의 매출이나 상품수익에서 획기적인 활로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 모기업 지원이 줄어든 구단들도 생각보다 많다. 결국 선수단 규모 줄이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구단들의 항변이다. FA 몸값 폭등의 그림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