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6년차 이영자, 그가 이토록 새롭게 보이다니. MBC ‘전지적 참견시점’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관찰 예능이라는 진부한 기법으로 신선한 재미를 잡아낸 ‘전지적 참견시점’에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이영자와 김생민의 매니저를 통해 그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영자는 맛집 목록을 술술 외우는가 하면, 자신의 개인카드를 매니저에 주며 자신이 추천한 맛집을 다녀오라고 하기도 했다. 맛집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는 이영자, 그리고 이에 ‘아바타 식사’로 따라야만 하는 매니저의 묘한 관계는 ‘전지적 참견시점’의 가장 큰 재미였다.
김생민의 일상도 마찬가지였다. ‘김생민의 매니저’ 김생민의 반전 등장도 웃겼지만, 주차장을 의상실 삼아 옷을 갈아입고, 촬영장에 준비된 빵과 커피믹스로 배를 채우는 김생민의 모습은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가장의 짠한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전지적 참견시점’은 관찰 예능 포맷이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는 많은 우려를 샀다. 최근 관찰 예능 포맷이 쏟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또?’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현무를 비롯한 출연진은 ‘전지적 참견시점’에 대해 “또 다른 관찰예능이다. 정말 다른 형식이라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의 이유는 바로 ‘전지적 참견시점’의 화자 설정. ‘전지적 참견시점’은 엄연히 말하면 스타의 일상이 아닌 스타의 곁에서 항상 함께하는 매니저의 일상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의 민낯이 더욱 과감하게 드러나고, 스타와 매니저의 입장차이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화자 설정 하나로 확 달라진 ‘전지적 참견시점’은 26년차 베테랑 방송인인 이영자마저 새롭게 다가오게 만들었다. 그의 배려, 섬세함이 전면에 드러날 수 있었던 건 ‘전지적 참견시점’의 새로운 조망 덕분이었다. 이영자 또한 자신의 일상을 새로운 시점에서 바라보면서 반성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단순히 그동안 쉽게 보지 못한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줬기 때문에 호평을 받는 게 아니었다. ‘전지적 참견시점’에는 관찰 예능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 노력 덕분에 지금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오늘 2회가 방송되는 ‘전지적 참견시점’은 단순히 2회만 방송되기에는 아쉬울 뿐이다. 정규 편성을 통해 ‘전지적 참견시점’이 새로운 관찰예능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전지적 참견시점’은 오늘(30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전지적 참견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