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KIA가 차분히 오프시즌을 정리하고 있다. 이제 에이스 양현종(29)과 외야수 김주찬(36)과의 협상만 남았다. 여기까지 마무리되면 KIA의 오프시즌은 성공적으로 끝난다.
KIA는 30일 올 시즌 뛰었던 세 명의 외국인 선수와 모두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헥터 노에시, 로저 버나디나, 팻 딘이 모두 올해보다 소폭 인상된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헥터는 200만 달러, 팻 딘은 92만5000달러, 버나디나는 110만 달러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자, 팀의 핵심 전력인 외국인 선수들과 어렵지 않게 합의에 이른 것은 큰 성과다. 2년 연속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한 헥터는 2년 연속 200이닝에 올해는 20승을 거둔 특급 외국인 투수다. 올해 9승을 보탠 좌완 팻 딘은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으로 성장 가능성을 기대케 했다. 호타준족 버나디나는 타율 3할2푼에 27홈런, 32도루를 기록하며 팀 타선의 활력소로 맹활약했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외부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집안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팀의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김기태 감독과 3년 재계약했다. 3년 총액 20억 원이라는 KBO 사령탑 정상급 대우를 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과의 협상도 무난하게 끝냈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큰 손실 없이 젊은 내야수 3명(최정용 황윤호 유민상)을 잡았다. 현재까지는 대단히 성공적이다.
이제 남은 것은 양현종과 김주찬과의 협상이다. 김주찬은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양현종은 엄연히 말하면 FA 신분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팀 사정상 1년 계약을 했다. FA 자격을 재취득할 때까지 3년간 단년계약을 해야 한다. 사실상 올해 남은 3년의 계약을 모두 몰아서 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KIA는 최대 관심사인 양현종과 이미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구단은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역대 투수로서는 최고 수준의 대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고 연봉(이대호 25억 원) 경신이 확실시된다. 양현종의 답을 기다리는 단계인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KIA에 대한 양현종의 충성심이 워낙 강하다는 것은 호재다. 협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찬과도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태세다. 지금까지 많이 만난 것은 아니지만, 협상 분위기가 아주 긴박하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김주찬을 데려갈 만한 팀이 많지 않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고 보상 규정도 장벽이다. 대개 베테랑들의 FA 협상은 연간 액수에 대한 이견차보다는 보장 기간에 대한 이슈가 더 크다. 김주찬 협상도 이 부분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양현종(왼쪽)-김주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