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 싱글 간판들이 평창행 티켓 1장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2차대회가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서 펼쳐진다.
이미 지난 7월 1차 선발전이 끝난 가운데 이번 2차 선발전과 이듬해 1월 최종 3차 선발전을 거쳐 합산 점수를 통해 평창행 티켓을 잡을 주인공을 가린다. 여자 싱글 2명, 남자 싱글 1명, 아이스댄스 1팀이 출전한다.
1차 선발전에선 이준형과 최다빈이 각각 남녀 싱글 선두에 올랐다. 남자부의 김진서와 차준환이 2~3위로 추격하고 있다. 여자부에선 김하늘과 안소현이 뒤쫓고 있다.
이들 6명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결전 장소에서 예열을 마친 뒤 2차 선발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다졌다.
이준형과 김진서는 동갑내기이자 선후배로 그간 한국 남자 피겨 싱글계를 이끌어왔다. 1차 선발전 1위와 함께 네벨혼 트로피서 평창행 티켓을 딴 이준형은 "1차 선발전과 네벨혼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둔 흐름을 그대로 이어서 이번 대회도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츠를 새 것으로 바꾼지 한 달 정도 됐다"면서 "부츠를 바꾸고 훈련을 해서 코치님이 혹시나 다시 허리가 아파질 수도 있으니 4회전 점프는 아직 아닌 거 같다고 하셔서 이번엔 1차전과 같은 구성으로 임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준형은 "1차 선발전과 네벨혼 대회 성적이 좋아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면서 "이번 대회 실수를 해서 점수가 떨어지면 3차 대회서 점수를 올려야 해 부담이 크다. 지상 훈련을 비롯해 계속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나 자신을 믿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의의 경쟁자 김진서는 "1차 선발전서 좋은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훈련량을 더 늘렸다. 지상 훈련도 많이 해 점프에 도움이 됐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1차 선발전서 좋은 연기를 펼치고도 이준형에 밀려 2위에 만족한 김진서는 "전혀 아쉽지 않았다. 내가 치른 경기 결과라 만족스러웠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올림픽 티켓 획득에) 3번 도전했지만 3번 모두 못 해 부담감도 덜했다. 2차 선발전을 준비하면서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 1위를 못한 것은 부담감이 없었다. 2위가 목표였다. 올림픽 티켓을 짊어진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맏형인 이준형이 멋있게 따줘서 고맙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신 평창 올림픽 티켓을 딴 이준형에 대해서는 "준형이에게 멋있다고 했다. 부담감이 많았을 텐데 잘 이겨내줘서 친구로서 선배로서 멋있었다. 나도 전 주에 대회가 있어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부상 때문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서 아쉬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올림픽 출전 꿈을 얘기하자 김진서의 눈빛이 달라졌다. "양보할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꿈꿔왔던 올림픽이다. 경기서 양보하는 건 없다. 공정하게 기량을 겨루는 대회인 만큼 당연히 더 잘 타는 선수가 나가야 한다. 누구든지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선다면, 내가 못 가더라도 응원을 많이 해주고 싶다. 서로 응원을 해줄 것 같다. 부상 없이 좋은 경쟁을 해서 누가 나가든 응원 해줬으면 좋겠다."/dolyng@osen.co.kr
[사진] 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