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과거 지상파의 굳건했던 위상이 흔들리는 사이 종편과 케이블이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것. JTBC가 종편을 대표하며 보도 부문에서 지상파를 압도했다면 tvN은 퀄리티 높은 드라마로 '신 드라마 왕국' 타이틀을 얻었다.
그랬던 tvN이 또 한번 도전에 나섰다. 지상파에서는 시청률을 문제로 폐지와 부활을 반복했던 단막극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더 발전하는 드라마 시장을 위한 넓은 시야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tvN 단막극 '드라마 스테이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tvN은 올해 초 신인 스토리텔러 지원사업인 '오펜'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무려 3000여 편이 응모됐다.
여기에서 20명의 작가, 단 10편의 작품이 선택됐다. 12월 2일 이주승x김예원 주연의 '박대리의 은밀한 사생활'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밤 12시, 단막극 10편을 차례로 공개할 계획이다. 콘셉트는 '10인의 작가, 10인의 감독, 10개의 시선을 담다'.
김지일 센터장은 "감각적이고 다양한 분들이 심사를 마쳤다. 다양한 컬러, 젊은 감각, 시대에 맞는 소재를 선정했다. 패턴이 자유롭고 실험적인 작품을 하고자 한다. 애정을 갖고 성장하는 작가들에게 자양분을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
MBC는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베스트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단막극을 시청자들에게 선물했다. 이후 틈틈이 단막극을 제작하긴 했지만 현재 전면 중단한 상황. SBS도 2년 전 '퍽'과 '너를 노린다'로 단막극을 방송했지만 지속되진 않았다.
그나마 KBS가 '드라마 스페셜'로 매년 안방을 찾고 있다. 하지만 KBS 역시 과거 '드라마 시티' 이후 잠시 명맥이 끊겼다가 2010년 부활한 셈. 매년 주옥 같은 작품을 탄생시켜 드라마 마니아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이제 tvN이 나설 차례다. 단막극 특성상 심야 시간대, 톱스타의 부재 등이 낮은 시청률로 이어져 폐지와 부활을 반복하고 있지만 tvN은 '오펜' 공모전을 토대로 더 나은 환경을 꿈꾸고 있다. 신인작가들이 마음껏 뛰어 놀 판을 만들어주겠다는 청사진이다.
이윤정 감독은 "단막극은 꼭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되기도 하지만 단막극은 배우 감독 작가 모두가 끝까지 가볼 수 있는 장르다. 드라마 시장에서 꼭 필요한 장르"라고 힘줘 말했다.
tvN '드라마 스테이지'의 시작을 맡은 '박대리의 은밀한 사생활' 최지훈 작가 역시 마찬가지. 그는 "단막극은 신인 작가들에게 유일한 기회다. 디딤돌이고 우리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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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