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연출, 더욱 특별한 연기가 녹아있는 영화 '초행'이 관객들을 만난다.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초행'(김대환 감독)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조현철, 김새벽, 김대환 감독이 참석했다.
'초행'은 장편 데뷔작 '철원기행'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대환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김대환 감독은 "지금 시대를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지금 시대를 담아내겠다'는 의도처럼 김 감독은 김새벽, 조현철 등 배우들의 자유 의지에 맡긴 감정과 대사로 시대의 리얼리티를 녹여낸 섬세한 결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연을 맡은 김새벽과 조현철은 7년차 연인으로 결혼을 둘러싼 선택과 미술강사, 방송국 계약직 직원이라는 불안한 미래 속에서 갈등하는 지영과 수현 역으로 완벽하게 분했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김대환 감독은 김새벽, 조현철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새벽에 대해서는 "배우한테 선한 마음이 정말 잘 느껴졌다. 그리고 '한여름의 판타지아' 등 전작에서 보여주신 연기가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바로 캐스팅했다"고 말했고, 조현철에 대해서는 "출연하신 영화를 보면서 조현철의 연기가 너무 신기하고, 다른 배우들과는 다른 개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새벽, 조현철 역시 김대환 감독에 대한 남다른 신뢰를 표했다. 김새벽은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다음에 꼭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셨다. 감독님이 주신 신뢰가 가장 컸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을 믿어주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초행' 출연 계기를 밝혔고, 조현철은 "상업 영화에서 이런 저런 역할을 맡다가 그때 독립영화에서 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때마침 시나리오를 주셨다"고 말했다.
'초행'은 김대환 감독이 제시하는 큰 상황 속에서 김새벽, 조현철이 직접 해석해 연기한 자유로운 연기와, 이를 더욱 잘 녹여내기 위한 핸드헬드 촬영 기법이 눈길을 끈다.
핸드헬드 기법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김대환 감독은 "결혼의 의미를 잘 모른채 '결혼은 이런 것이다'라고 답을 내놓기가 힘들었다. 이 영화가 저 스스로에게도 결혼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출방식을 시간의 순서대로 촬영하되, 동선 등을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자유로운 동선을 위해서는 핸드헬드가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영화의 작업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한 김새벽과 조현철은 독특한 촬영 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조현철은 "굉장히 자세한 대본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감독님이 큰 상황만 주시고 자연스럽게 대사를 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보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고, 김새벽은 "감독님이 주시는 상황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를 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리허설도 길게 해야했고, 테이크마다 대사가 바뀌었다. 같이 변화를 만들어가면서 연기하는 게 막막하기도 했다.찍으면서 제가 지영의 마음과 매우 비슷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초행'에서는 촛불집회라는 역사의 현장 속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김대환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할 때는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촛불집회 역시 순서대로 촬영하다가 즉흥적으로 촬영하게 된 것"이라며 "배우 분들의 자연스러운 동선과 대사에 제 스스로도 매우 공감했다. 그래서 관객 분들도 크게 공감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초행'은 동거를 하고 있는 지영(김새벽)과 수현(조현철)이 결혼을 생각할 시기가 찾아오면서 서로의 가족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랜 연인이 겪는 상황과 감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제 70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인 베스트 이머징 디렉터상 (Best Emerging Director)과 제32회 마르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했다. 오는 12월 7일 개봉한다./mari@osen.co.kr
[사진] 공식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