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상대팀으로 트레이드 됐지만 후배를 챙기는 마음은 여전했다.
안양 KGC는 30일 안양체육관서 열린 부산 kt와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맞대결을 87-76으로 승리했다. KGC는 2연패 탈출, 반면 kt는 4연패 수렁에 빠졌다.
2대2 맞트레이드의 대상자 김민욱, 김기윤 대 이재도, 김승원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김기윤과 이재도는 소속팀을 바꿔 주전가드로 출전해 맞대결을 펼쳤다. 김기윤은 15점, 8어시스트로 kt의 부진에도 가장 빛났다. 이재도는 3점, 2어시스트 후 5반칙 퇴장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윤은 “사실 2쿼터 끝나고 들어가는데 라커룸 방향이 헷갈렸다. 처음 트레이드 됐을 때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기분이었다. 친형제처럼 지내던 형들과 헤어지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경기 후 오세근과 양희종은 복도에서 기다렸다가 김기윤과 김민욱을 만나 안부를 물었다. 친형제처럼 인사를 나눈 뒤 덕담도 잊지 않았다. 양희종은 “kt 가더니 너무 잘하는 거 아니야?”라며 김기윤과 인사를 나눴다.
오세근도 직접 몸을 맞부딪친 김민욱에게 덕담을 했다. 오세근은 “민욱이가 죽기 살기로 하더라. 공이 없는데도 계속 몸싸움을 했다. 3대1 찬스인데도 나만 막았다. 그런데 내가 가르쳐준 기술은 하나도 못 써먹었다. 아직 많이 (운동) 해야 겠더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양희종은 “김민욱 별명이 오세근만 바라본다고 해서 ‘오바라기’였다”면서 거들었다.
새 식구 챙기기도 잊지 않았다. 양희종은 “이재도가 4쿼터에 가니까 몸이 굳더라. 빨리 우리 팀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면서 뼈있는 농담을 했다. 이재도는 “내가 경기를 망쳤는데도 팀이 이기니까 신기하다. 빨리 적응하겠다”며 벌써부터 선배들을 잘 따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