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빨리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떠난 강정호(29·피츠버그)를 보는 시선이 점점 불안해진다. 현지 언론에서는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대체할 선수를 물색할 수 있다고 추측 중이다.
‘팬랙스포츠’의 컬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MLB) 대표 소식통인 존 헤이먼은 1일(한국시간) “강정호가 그의 윈터리그 팀(아길라스 시바에냐스)에서 방출됐다. 피츠버그 내에서 그의 지위에 대한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터리그에서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강정호는 지난 달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피츠버그와 강정호는 당초 윈터리그에서 50경기 정도에 나가 떨어진 실전 감각을 찾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타율이 1할대에 머물며 고전했다. 1년 이상의 실전 공백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아길라스도 팀 성적을 생각해야 했고, 결국 강정호에게 방출 통보를 했다.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선수를 계속 안고 갈 수는 없었다.
2017년 들어 모든 것이 꼬이고 있는 강정호다. 음주운전사고 여파로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1년 동안 한 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차선책으로 생각한 윈터리그도 조기에 접었다. 윈터리그를 다 뛴다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하필 감이 조금씩 올라올 때 흐름이 끊겼다. 여기에 아직 취업비자 발급도 감감 무소식이다. 당분간은 여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현지에서도 점차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의 퇴단에도 불구하고 몸 상태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강정호의 복귀를 확신할 수는 없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대안을 생각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헌팅턴 단장은 지난 달 열린 단장회의 당시 강정호의 복귀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헌팅턴 단장은 “우리가 그를 도울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또한 그가 우리를 도울 수 있다고도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전력 보강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공언했다. 헌팅턴 단장은 “(보강이 이뤄진 뒤) 강정호가 돌아오면 우리에게는 보너스다. 설사 돌아오지 못해도 우리는 잃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팀이 강정호를 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3루에서 강정호의 공백을 메운 데이빗 프리즈가 있기는 하지만 공격력이 폭발적인 선수는 아니다. 조시 해리슨 등 다른 유틸리티 내야수들이 3루도 볼 전망이다. 그러나 피츠버그가 어느 시점에서 강정호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본다면 과감한 보강이 이뤄질 수도 있다. 올해 성적이 5할 밑으로 떨어졌던 피츠버그는 어떤 식으로든 팀 전력을 보강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한편 헌팅턴 단장은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는 우리 팀에 훌륭하게 적응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아시아 선수들의 팀 적응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피츠버그의 시장 규모 등을 봤을 때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