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28·SK)에게 있어 2017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생애 최고의 성적을 냈고, 이제 인생의 짝을 만나 평생을 약속한다. 연봉도 많이 올랐다. 이래나 저래나 행복한 겨울이다.
SK는 1일 한동민과 2018년 연봉 협상을 마쳤다. 올 시즌 팀 1호 계약이다. 올해 7000만 원을 받았던 한동민은 내년 1억5000만 원의 연봉 계약서에 사인했다. 8000만 원(114.3%) 올라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부상 없이 풀시즌을 뛰었다면 더 큰 인상액도 기대할 만했다. 한동민은 2일 결혼식을 앞두고 “구단에서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불안감 속에서 시작한 2017년이었다.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강훈련을 소화했지만, 좀처럼 자신의 스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즌 초반까지도 이런 불안감은 계속됐다. 하지만 “마음 편히 먹고 부딪혀보자.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였고, 한 번의 좋은 스윙과 결과물은 모든 벽을 허무는 다이너마이트가 됐다. 이 기세는 올해 103경기에서 29개의 홈런으로 이어졌다. 리그 최정상급 활약이었다.
다만 아쉬움도 남는다. 한동민은 “올 시즌 부상으로 중요한 순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8월 도루를 하다 발목부상을 당해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수술을 받았는데 아직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한동민도 “(상태가)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재활 과정이 100%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의미다. 회복이 된다고 하더라도 평생 안고 가야 할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도 어느덧 재활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동민은 “재활코치 두 분께서 너무 잘 관리해주셔서 큰 탈 없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조깅과 셔틀런을 통해 서서히 훈련 강도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티배팅도 가볍게 치고 있다. 12월과 1월 비활동기간에도 꾸준히 재활을 병행하며 내년 스프링캠프 때는 정상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재활을 한 한동민은 최근 결혼 준비로 바빴다. 한동민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또 뭐가 생기고, 하나 해놓으면 또 뭐가 생기고 그렇더라”고 행복한(?)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들뜰 생각은 전혀 없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바로 재활을 재개할 생각이다. 따뜻한 해외로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올해 상승세를 잇고,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털어버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한동민은 “나는 단지 1년을 한 선수일 뿐이다. 최소 2년은 더 잘해야 한다. 지금 성적에는 나도 만족을 못한다”고 강조하면서 “가고시마 캠프에서 모든 선수들이 다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나도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신혼의 달콤함은 잠시 뒤로 접어둘 한동민의 12월은 2018년을 향한 초석이 될 것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