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도 젊은 신진급 코치들이 대거 등용됐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스타 플레이어들부터 하나둘씩 지도자로 첫 발을 떼기 시작했다. LG는 현역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1년을 지낸 영구결번 외야수 이병규를 코치로 선임했다. 보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친정팀 LG에서 지도자로 새롭게 출발한다.
특급 포수로 명성을 떨친 조인성과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2회 수상한 조성환은 현역 시절 뛰지 않았던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롯데에서 은퇴 후 3년간 해설위원으로 야구 견문을 넓힌 조성환 코치는 1군 수비코치를 맡았고, 조인성도 공석이 된 1군 배터리코치가 유력하다.
여기에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투수 정재훈도 코치로 발탁됐다. 넥센도 오랜 기간 팀에 몸담았던 투수 송신영에게 코치직을 맡겼다. SK에서 원클럽맨으로 은퇴한 외야수 박재상도 내년부터 SK 1루 주루코치를 맡는다. 롯데 역시 팀에서 오랜 기간 뛴 투수 임경완과 내야수 손용석을 신임 코치로 발탁했다. kt도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포수 윤요섭, 내야수 김연훈에게 코치직을 맡겼다.
코치진 세대교체 바람이 가장 거센 팀은 한화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도 새얼굴이 가득하다. 이미 지난 6월 시즌 중 웨이버 공시한 투수 이재우를 퓨처스 투수코치로 선임한 한화는 시즌 후 젊은 코치들을 대거 등용했다. 이양기 1군 타격보조코치, 정현석 육성군 타격코치, 차일목 재활담당코치를 선임했다. 모두 은퇴 후 코치 전환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일에는 한화에서 뛰었던 추승우와 백승룡을 각각 육성군 작전주루코치, 수비코치로 선임했다. 프로에서 코치로는 첫 출발이다. 추승우 코치는 상무, 백승룡 코치는 부산정보고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고 있었다. 프로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소통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파격적인 발탁도 있었다. 2014년을 끝으로 넥센에서 일찍 은퇴한 뒤 NC에서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던 김남형도 한화의 퓨처스 수비코치로 새롭게 시작한다. 1988년생으로 우리나이 서른밖에 되지 않았지만 구단 안팎의 평가가 좋았다. 김강 두산 퓨처스 타격코치와 더불어 KBO리그 최연소 코치로 등록됐다.
이 같은 신진급 코치 등용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코치로서의 경험이 많진 않지만 현역 시절 선수들과 관계, 소통 능력, 성실함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트렌드는 지도력은 기본이고, 선수들과 소통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풍부한 경험만큼 새롭게 출발하는 팀에선 새얼굴들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선수 시절을 뒤로 하고 지도자로 첫발 뗀 젊은 코치들이 KBO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이병규-조인성-정재훈(위), 추승우-백승룡-김남형(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