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내놓는 오랜만의 예능드라마이자, 파업 중 첫 방송을 한 ‘보그맘’. 이를 이끌고 가는 선혜윤 PD에게 많은 부담이 주어졌을 프로젝트인 것은 확실하다. 선 PD는 “힘들었던 것도 많았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그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며 무사히 종영을 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 1일 오후 종영한 MBC 예능드라마 ‘보그맘’에서는 폐기처분 위기를 맞은 보그맘(박한별 분)과 최고봉(양동근 분)이 국정원의 눈을 피해 폐기처분을 면하고 진정한 가족이 된다는 해피엔딩을 그려내 박수를 받았다.
‘보그맘’은 MBC에서 예능드라마라는 타이틀로 내놓은 첫 드라마다. 예능드라마라는 이름에 맞게 트렌디한 웃음을 선사했지만, 마냥 웃음만 있었던 건 아니다. 뉴스에서 봤던 소재들을 웃긴 설정으로 풍자해 제대로 한 방 먹이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열연, 따뜻했던 스토리와 함께 풍자와 웃음 또한 제대로 ‘보그맘’을 빛냈다.
선혜윤 PD는 이에 대해 “‘소울메이트’ 이후 11년만의 예능드라마였다. 드라마타이즈 제작 인프라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부터 세팅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제작비도 본사제작 드라마의 5분의 1 수준이어서 그 때문에 여러모로 힘들었다”고 예능드라마라는 타이틀을 걸고 드라마를 제작하던 순간들을 회상했다.
특히 ‘보그맘’은 MBC 총파업 중 첫 방송을 시작했던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조차 생략되는 등 적극적인 홍보가 힘든 상황이었다. 선 PD는 “그 중에 가장 힘들었던 건 파업 중 방송이 나가서 기획된 홍보를 하나도 하지 못했고, 회사의 서포트가 전무했다는 점”이라고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선혜윤 PD는 “노조원인 저도 파업에 참가했어야 하지만 스태프들의 생계와 여러 가지 계약 때문에 방송이 강행된 상황에서 저 혼자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그맘’을 봐주시고 재미있다고 말해주시는 시청자 분들 덕에 3개월 방송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선 PD는 “빈말이 아니라, 정말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회상하며 “‘보그맘’을 하면서 안타까움과 후회도 있었지만 깨달음도 있었고 여러 가지 노하우도 생겼다. MBC에서 예능 드라마를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으면 한다”고 최초 예능드라마라는 테이프를 끊은 소감을 밝혔다. / yjh0304@osen.co.kr
[사진] ‘보그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