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기억의 밤’, 반전의 미학..장항준표 스릴러가 궁금하다면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2.02 18: 08

영화 ‘기억의 밤’을 보고 장항준 감독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시작으로 주특기인 코미디 장르로 대중에게 사랑받은 장항준 감독은 예상치 못한 스릴러 영화로 9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기억의 밤’은 ‘천재 스토리텔러’라고 불리는 장항준 감독이 구축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정하고 자상한 어머니와 아버지, 공부, 운동, 성격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형 유석(김무열 분)에게 위안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신경쇠약에 걸린 삼수생 진석(강하늘 분)은 가족들과 새 집으로 이사를 오고, 묘한 집 분위기에 이상함을 느낀다.

이사 당일, 진석이 보는 앞에서 형 유석이 납치를 당하지만 형사들은 진석의 진술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 유석이 마침내 돌아오고, 진석은 이전과는 달라진 형의 분위기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미스터리 스릴러답게 ‘기억의 밤’은 관객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몰임감, 스릴을 선사한다. 특히 영화 초반 영화관 내 모든 관객들을 소리 지르게 만드는 한 장면은 그야말로 ‘킬링파트’. 쉴 틈 없이 보는 이들을 몰아붙이는 초반부와 달리 영화의 후반부는 완전히 다른 감성을 자아내며 상반된 매력을 보여준다. 쫄깃한 스릴러와 비극의 드라마를 조화롭게 버무린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갈 만큼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이를 완성시키는 것은 강하늘과 김무열이라는 두 주연배우의 연기력이다. 다정하면서도 묘한 분위기의 형제를 연기한 강하늘과 김무열은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김무열은 날카롭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후반부 김무열의 깊은 연기는 그의 날렵한 비주얼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강하늘 역시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배우 강하늘의 진가를 확인시킨다. 여러 반전으로 인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캐릭터와 감정을 뚝심 있게 그려낸 강하늘은 영화 후반부 깊은 여운을 만들어내는데 큰 공을 세운다.
이처럼 스릴러의 미덕인 반전이라는 코드에 충실한 ‘기억의 밤’은 장항준 감독과 김무열, 강하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두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기억의 밤’을 볼 가치는 충분한 듯하다. /mk3244@osen.co.kr
[사진] ‘기억의 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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