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9-14 패배 직전, 5연속 득점으로 기적의 듀스 접전
신진식 감독 "패배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
삼성화재발 토네이도가 리그를 집어삼키고 있다.
삼성화재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대한항공과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첫 경기를 세트 스코어 3-2(25-15 23-25, 25-19, 18-25, 22-20)로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10월 25일 우리카드전(3-2승) 이후 11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11승(2패), 승점 30으로 2위 현대캐피탈과 차이를 8점까지 벌렸다. 반면, 대한항공은 시즌 7패(6승)째를 기록하며 승점 1점에 만족했다. 4위 KB손해보험과 승점 2 차이.
삼성화재 승리의 주역은 단연 '주포' 타이스였다. 타이스는 이날 양팀 합쳐 최다인 32점(공격 성공률 56.85%)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가 30점으로 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세트 초반 팽팽하던 흐름은 삼성화재의 높이로 기울기 시작했다. 5-5로 맞선 상황, 가스파리니의 백어택을 박상하가 막아서며 리드를 잡았다. 박상하는 이어 속공까지 성공시키며 리드를 벌렸다. 8-6으로 앞선 상황에서는 최석기의 속공까지 막아섰다. 그사이 박철우도 전위와 후위를 오가며 스파이크를 꽂아넣었다.
이때부터 일방적인 경기였다. 삼성화재는 1세트 박철우(6득점)와 박상하(5득점)를 축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1세트 범실만 9-3으로 대한항공이 자멸하는 분위기였다. 대한항공은 '주포' 가스파리니가 1세트 1득점으로 침묵한 게 뼈아팠다. 1세트 삼성화재의 25-15 압도적 우위.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 집중력을 보였다. 가스파리니의 공격이 살아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대한항공이 13-7로 앞선 상황, 가스파리니가 블로킹을 성공시켰으나 네트터치 판정받았다. 더블 스코어 기회를 놓친 것. 삼성화재가 류윤식의 연이은 서브 에이스를 앞세워 11-13까지 따라붙었다. 1세트 대한항공이라면 무너졌을 상황. 하지만 대한항공은 김학민과 정지석, 가스파리니를 앞세워 19-16까지 달아났다.
삼성화재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16-19로 뒤진 상황에서 박철우가 4연속 오픈 득점으로 기어코 역전을 만들었다. 이후 시소게임. 대한항공은 22-22 동점 상황에서 곽승석의 강타로 역전을 만들었고, 가스파리니의 백어택과 박철우의 서브 범실을 틈타 2세트 25-23으로 따냈다.
상대 추격을 힘겹게 따돌린 대한항공과 눈앞에서 역전을 놓친 삼성화재. 3세트를 챙기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미소를 지은 건 삼성화재였다. 세트 중반까지는 삼성화재가 득점하면 대한항공이 따라붙는 양상이었다. 균형은 집중력에서 갈렸다. 삼성화재가 15-14로 앞선 상황, 세터 황동일의 오픈 공격에 박상하까지 득점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대한항공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곽승석과 정지석이 연이어 범실을 기록하며 추격의지가 꺾였다. 3세트 삼성화재의 25-19 승.
4세트는 다시 대한항공의 리드였다. 대한항공은 8-8로 맞선 상황에서 가스파리니(2득점)와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석 점차까지 벌렸다. 삼성화재도 이윽고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15-16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속공 시도하던 박상하의 더블 콘택트가 나왔다. 다시 두 점 차. 사실상 4세트 흐름이 갈린 장면이었다. 세트 스코어 2-2 타이.
4세트를 잡은 대한항공은 5세트 들어서도 거세게 몰아쳤다. 가스파리니의 고공 공격이 연이어 빛을 발했다. 삼성화재는 아쉬운 실수가 연거푸 나오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14-9로 승리에 단 1점만 남겨뒀다. 누구나 대한항공 승리를 예상한 슌간, 대반전이 벌어졌다. 삼성화재는 매치 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 내리 5득점으로 믿기지 않은 듀스를 만들었다.
이어 일곱 차례 듀스 접전 끝에 미소지은 건 삼성화재였다. 20-20에서 김규민과 황동일의 블로킹으로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ing@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