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는 올해 충무로에서 그 누구보다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으로 그간의 흥행 갈증을 말끔하게 풀었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으로는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12월에는 천만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1987'에 특별출연해 영화의 감동을 이끌 전망. 여러모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설경구의 수확이다.
올 초 개봉한 '루시드 드림'에서는 형사 송방섭 역을 맡아 절절한 부성애로 오랜 세월 다져진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이후 개봉한 '불한당'은 설경구 연기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필모그래피에 자리매김했다. 두 남자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범죄액션물 '불한당'에서 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한재호 역을 맡은 설경구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완벽한 열연을 펼쳤다. 특히 설경구는 '불한당'을 통해 섹시한 남성미와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여심을 장악,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까지 선물받았다.
'불한당'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도 사로잡은 수작. 지난 5월 열린 제70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불한당'으로 설경구는 2000년 영화 '박하사탕' 이후로 17년 만에 칸을 찾았다. 칸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 '불한당'은 설경구와 임시완의 열연에 7분간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외신이 호평 일색 평가를 내놓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김병수 역으로 혼신의 열연을 펼쳤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유례없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설경구는 특수분장 대신 직접 체중을 감량하는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265만 관객을 동원, 흥행에 성공하며 설경구의 흥행 갈증을 개운하게 해소했다.
설경구는 연이은 남우주연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제 54회 대종상영화제, 제2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불한당'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인기스타상을 거머쥐며 '지천명 아이돌'의 인기를 과시했다.
2018년에는 설경구의 전성기를 이끌 새로운 작품이 선을 보인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우상'의 주연으로 나선 설경구는 중학생 아들을 둔 변호사와 피해자의 아버지, 아버지의 두 얼굴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예정. 2017년 새롭게 시작된 설경구의 전성기가 내년 어떤 꽃을 피울지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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