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단장의 한숨, "6년 가까이 쓴 전화번호였는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04 14: 01

 "6년 가까이 쓰던 번호였는데..."
LG 팬들의 빗나간 팬심을 견디다 못한 양상문 LG 단장이 결국 6년 가까이 쓰던 전화번호를 바꿔야 했다.
양상문 LG 단장은 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감독 재계약 실패 소식이 알려졌고, 며칠 뒤 단장 취임이 공식 발표됐다.

많은 고심 끝에 현장을 떠나 프런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신임 류중일 감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마음이었다. 단장 취임 후 그는 "같이 야구를 했고, LG에 처음 온 류 감독이 적응하는데 도울 일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손주인의 이적, 베테랑 정성훈의 방출 등 선수단 리빌딩이 가속화되면서 양 단장은 LG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회의,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인 구단 목표 등을 고려해 결정된 사안이었으나, LG팬들은 양 단장 독단으로 받아들였다. 
양 단장이 감독 시절, 이진영의 2차 드래프트 이적과 이병규의 은퇴 등 베테랑을 중용하지 않았기에 이번 겨울 리빌딩도 양 단장 작품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LG 트윈스가 단장 1인에 의해 좌지우지 될 정도의 구단은 아니다. 
2차 드래프트 직후 매일 잠실구장에는 항의 피켓을 든 LG 열성팬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어느 새 열흘이 넘었다. 그러나 더 큰 악재가 있었다.  
지난 11월 25~26일 주말 동안 양 단장의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주말이라 잠시 꺼뒀나 싶었으나 월요일인 27일에도 핸드폰은 여전히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하루 뒤 연락이 닿은 양 단장은 "항의 전화, 욕설 문자가 너무 많이 쏟아져 전화기를 꺼뒀다"고 설명했다. 문자 등 내용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다. '이렇게 까지할 정도인가'하는 자괴감을 들게 했다. 잠시 필요한 업무를 보기 위해 전화기를 켰다가 기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지난 1일 양 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전화번호가 결번이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팬들의 욕설 등 인내하기엔 선을 넘은 내용들이 끊이질 않아 결국 전화번호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한 팬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양 단장의 전화번호를 공개한 이후 욕설 문자 등은 감당할 선을 넘었다. 
지난 주말 새 전화번호로 연결된 양 단장은 '바뀐 번호가 더 좋아보인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자 "이전 번호가 좋았다. 6년 가까이 쓰면서 마음에 든 번호였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바뀐 전화번호 보다 문자 폭탄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더 컸을 것이다.
양 단장은 감독 시절에 잠실구장 관중석에 퇴진 플래카드가 내걸리기도 했다. 단장 업무를 맡자마자 팬들의 항의 시위에 직면했다. 이래저래 마음 고생이 심한 양 단장이다.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라던 양 단장은 허프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 계약, 김현수가 한국 유턴을 결정한다면 영입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계약, 전력 보강이 마무리되는 1월까지는 계속 힘든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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