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러브 후보에 포함됐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제는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후배 선수들이 골든 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KBO는 4일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후보 명단을 확정·발표했다. KBO는 지난해까지 경기수와 타격 성적으로 골든글러브 후보를 정해왔지만 올해는 선정 기준을 해당 포지션의 수비 이닝수로 변경해(지명타자의 경우 타석수)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각 포지션별 후보를 폭넓게 선발하기로 했다.
따라서 포수 및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 720이닝(팀경기수 X 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가 된다. 타 포지션의 수비 이닝은 합산되지 않는다. 지명타자는 지명타자 타석을 297타석(규정타석의 2/3) 이상 채워야만 후보의 자격이 주어진다.
투수는 규정이닝 이상이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이상,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 이상 기준에 해당될 경우 후보로 선정된다. 단, KBO 정규시즌 개인 타이틀 수상자는 모든 포지션에서 자동으로 후보에 포함된다.
지난 10월 3일 정규 시즌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국민타자' 이승엽 또한 나지완(KIA), 닉 에반스(두산), 최준석(롯데), 정의윤(SK), 박용택(LG), 김태균(한화) 등과 더불어 지명타자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은 올 시즌 135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472타수 132안타) 24홈런 87타점 65득점을 기록했다. 성적과 인지도 모두 지명타자 수상자로서 손색이 없다. 이승엽이 지명타자 부문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는다면 2015년 본인이 세운 골든글러브 최고령 수상(39세3개월20일)과 통산 최다 수상(10회)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게 됐다.
4일 오후 통화가 닿은 이승엽은 "골든 글러브 후보에 포함됐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후배 선수들이 훨씬 더 많다. 이제는 내가 아닌 후배 선수들이 골든 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은 KBO리그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인 만큼 반드시 참석하겠다. 골든 글러브 수상자 후보가 아닌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 후배들을 축하해주러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3층)에서 열리며 KBS 2TV와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에서 생중계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