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과 비율의 싸움이다.
2017 KBO 골든글러브 후보 85명이 지난 4일 발표됐다. 수상자가 유력한 포지션이 많지만 쉽게 점칠 수 없는 격전지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2루수 부문. 최대 경합지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2루수 부문 후보는 안치홍(KIA) 오재원(두산) 앤디 번즈(롯데) 박민우(NC) 김성현(SK) 서건창(넥센) 정근우(한화) 박경수(kt) 등 8명이다. 이 가운데 유력 후보를 꼽는다면 안치홍과 박민우가 있다. 안치홍은 누적 성적, 박민우는 비율 성적에서 앞선다.
안치홍은 올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154안타 21홈런 93타점 95득점 7도루 OPS .886을 기록했다. 2루수로는 최다 홈런·타점·득점·장타율에 빛난다. 3할 20홈런 90타점 이상 기록하며 전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냈다. 수비도 최다 1082⅓이닝을 소화했다.
이 같은 누적 기록과 꾸준함에선 올해 2루수 중 안치홍이 최고였다. 여기에 우승 프리미엄까지 더해진다. 안치홍이 주전 2루수로 활약한 KIA는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과거 골든글러브 투표 결과 성향을 본다면 여러모로 안치홍에게 표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치홍에 맞설 박민우의 기록도 만만치 않다. 박민우는 올 시즌 106경기에서 타율 3할6푼3리 141안타 3홈런 47타점 84득점 11도루 OPS .913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타율 3위, 출루율 2위로 2루수 중 최고 성적. 장타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루수 유일한 9할대 OPS로 안치홍을 앞선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WAR'도 박민우가 높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박민우가 4.57로 2루수 최고를 기록 중이다. 안치홍은 4.07로 2위. 박민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106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가공할 만한 비율 기록을 보였다. 수비율도 9할8푼4리로 안치홍(.980)에 우위를 점한다.
안치홍은 지난 2011년 115경기 타율 3할1푼5리 119안타 5홈런 46타점 54득점을 기록하며 2루수 부문 개인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박민우는 2015년(35표)과 2016년(71표) 2년 연속으로 3위에 오르는 데 만족했다. 누적의 안치홍이 6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탈환할지, 아니면 박민우가 첫 황금장갑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안치홍-박민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