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로 접한 이적 소식.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로 팀을 옮긴 금민철(31·kt)은 생각보다 덤덤했다. 아픈 곳 하나 없는 만큼 반드시 kt의 도약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KBO는 2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차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지명 순서는 해당 연도 최하위 팀부터 역순으로 돌아간다. 'ㄹ'자 방식에서 'Z'자로 바뀌며 kt는 1순위, 11순위, 21순위를 품을 수 있었다. kt의 선택은 좌투수로 집중됐다. 1라운드 조현우(롯데 육성군), 2라운드 금민철(넥센), 3라운드 김용주(한화)를 뽑았다.
좌완 불펜이 없는 팀 사정상 당연한 선택이었다. kt는 올 시즌을 심재민과 홍성용, 윤근영 등 세 명의 좌완으로 보냈다. 심재민이 이듬해 선발 전환을 앞두고 있어 왼손 계투진이 더욱 헐거워졌다. 따라서 2차 드래프트에서 이를 수혈한 것. 그 중에서도 즉시 전력감 평가받은 금민철의 어깨가 무겁다.
금민철의 생애 두 번째 이적이었다. 2005년 두산에서 데뷔한 그는 2010시즌을 앞두고 넥센으로 건너갔다. 이현승과 현금 트레이드였다. 금민철은 2011시즌 종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시작했다. 2014시즌부터 올해까지 4년간 넥센 마운드의 마당쇠 노릇을 다했다.
하지만 넥센의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며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다. kt의 선택은 당연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두산 퓨처스팀 투수코치 시절 금민철을 직접 본 경험이 있다.
김 감독은 2차 드래프트 직후 "커터에 가까운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제구가 문제였으나 최근 몇 년간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즉시 전력감이다"라고 평가했다. 가득염, 류택현 코치들 역시 "내년 시즌 중요한 역할을 해줄 선수"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금민철이 kt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넨 건 지난 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kt wiz 팬 페스티벌'에서였다. kt 점퍼를 입은 금민철은 어색한 티를 숨기지는 못했지만 팬들의 인사에 하나하나 화답하며 미소지었다.
팬 페스티벌 종료 후 만난 금민철은 "kt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 같다. 재밌게 놀고 간다"고 입을 열었다. 2차 드래프트로 팀을 떠나게 된 상황. 금민철은 생각보다 덤덤했다. 그는 "기사를 보고 알았다. 팀을 한 번 옮겨봐서 충격이 있지는 않았다. 무덤덤하다"고 회상했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조금씩 kt에 적응 중인 그였다. 넥센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유한준부터 동갑내기 친구 윤근영, 배우열과 한 살 터울 동생 이해창 등이 금민철과 친하다. 금민철은 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조금씩 선수단에 녹아들고 있었다.
아픈 곳은 전혀 없다. 금민철은 "올 시즌도 부상 없이 1년을 완주했다. 아픈 곳 전혀없다"라며 "내년 시즌 반드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kt가 탈꼴찌를 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각오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기대해주시는 팬들도,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신다. 기대해주시는 분들의 기대만큼 잘하도록 하겠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2019시즌에는 금민철을 기대할 수 있도록 사로잡고 싶다"고 각오했다.
금민철은 오승환 못지 않은 마운드 위 돌부처다. 그가 2018 kt에 어떤 모습을 선사할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