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 김무열의 인생작, 인생 캐릭터 경신이다.
6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기억의 밤'(장항준 감독). '기억의 밤'의 흥행을 불러일으키는 한 축은 김무열의 야누스 변신이다.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 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김무열은 납치된 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 형 유석 역을 맡아 배우 인생 최고의 역대급 열연을 선보인다.
그동안 뮤지컬 '쓰릴미', '킹키부츠', '삼총사', '곤 투모로우', '광화문 연가', '스프링 어웨이크닝', 영화 '은교', '연평해전', '대립군', '개들의 전쟁', '최종병기 활',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아내가 돌아왔다'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무열. 댄디한 외모와 무대에서부터 다져진 내공 깊은 연기력으로 '한국의 제임스딘'으로 불려왔지만, '기억의 밤'은 김무열의 전혀 다른 지점을 보여준다.
김무열은 '기억의 밤'을 통해 모든 것이 완벽해 '영웅'이라고까지 불리는 다정한 형부터 납치 후 완전히 변해버려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모습까지 극과 극의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다. 신경쇠약을 앓고 있는 동생을 그 누구보다 따뜻하게 보듬지만, 납치 후 어딘가 차갑게 변해버린 유석이 된 김무열의 얼굴은 새롭고, 낯설고, 또 그만큼 매력적이다. "김무열에게서 선과 악을 함께 봤다"는 장항준 감독의 선택은 적확했다.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충무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조금씩 넓혀온 김무열. '기억의 밤'에서는 그런 김무열의 존재감이 제대로 폭발한다. 선과 악을 오가는 '야누스' 같은 김무열의 매력은 '기억의 밤'이 거둔 최고의 수확이다. 김무열은 깊고도 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오가며 '기억의 밤'의 스릴과 서스펜스를 책임진다.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김무열의 캐릭터와 연기를 자세히 소개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배우 윤승아와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김무열, 그의 이름에서 '부드러운 사랑꾼'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김무열의 인생작이 될 '기억의 밤'은 그에게 사랑꾼도 뛰어넘을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부여했다. '기억의 밤'으로 전혀 새로운 김무열을 만났다. '기억의 밤' 109분의 서스펜스를 책임진 김무열의 진정한 재발견이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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