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두 달 간의 파업을 종료한지 20일이 지났다. 내부 정상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MBC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MBC노조는 지난 9월 4일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김장겸 전 사장의 해임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9월 4일 이후 전면 결방했고, 드라마는 일일극과 주말극의 릴레이 결방을 통해 힘을 보탰다. 두 달 동안 브라운관도, 방송국도 냉기만 감돌았다.
하지만 MBC노조는 마침내 김장겸 전 사장이 해임되면서 일정의 목표를 이루게 됐다. 이에 지난 달 15일 MBC노조는 공식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시사·보도국은 남아있는 일부 간부급들의 교체를 촉구하며 여전히 제작 중단을 하고 있지만, 예능국과 드라마국 등은 파업 종료 직후 업무에 복귀했다.
파업 종류 후 약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MBC는 정상화를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가장 빠르게 온기가 돈 곳은 예능국이다. 두 달 간의 결방을 했던 예능 프로그램들은 속속 방송 재개를 선언했다. 길었던 부재 때문에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인 예능국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정상 가동시켰다.
추석 특집용으로 녹화를 했던 파일럿 프로그램도 편성 기회를 잡았다. ‘전지적 참견시점’은 추석 특집으로 녹화를 마쳤으나 파업 때문에 방영하지 못하다가 최근 2부작으로 편성돼 방송됐다. ‘전지적 참견시점’은 기다린 만큼 큰 호평을 받아 정규 편성이 유력한 상태다.
하지만 정규 편성 관련해서는 일단 내년으로 모든 걸 미루겠다는 게 예능국의 입장이다.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들의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적어도 남은 올해에는 편성 라인업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파업 전 방영됐던 ‘이불 밖은 위험해’나 ‘전지적 참견시점’ 등의 정규 편성 시점은 내년 초가 유력한 상태다.
화력을 총동원 중인 예능국과는 달리, 드라마국은 아직 고심이 깊다. 최근 한 매체에서는 내년 초 MBC 드라마가 전면 결방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MBC 측은 이에 대해 “우려하는 사항이 발생되지 않도록 준비 중”이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내년 초 드라마 라인업은 오리무중이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파업 중 제대로 된 홍보를 누리지 못하고, 편성도 들쭉날쭉했던 바람에 꽤나 많은 시청자들을 타사에 빼앗긴 MBC 드라마국은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월화드라마 ‘투깝스’는 오늘(5일) 시청률 1위로 올라섰지만, 아직은 좀 더 시청층을 공고히 다져야 할 때고, ‘로봇이 아니야’는 내일(6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 긴장백배의 상태다.
MBC 새 사장이 취임하는 7일 이후에나 시상식 개최 여부도 결정이 나고, MBC 드라마 라인업도 본격적으로 정리가 될 예정이다. 남은 올해에는 일단 내실을 다지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MBC의 내부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지만, 두 달 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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