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캠프의 화두는 군 전역 선수들의 점검이었다. 롯데는 이번 마무리캠프에는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온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현재 코칭스태프 체제 하에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내년 전력화를 가늠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 중 내야에서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선수가 있었는데, 지난 2015년 2차 3라운드로 지명된 전병우(25)가 주인공이다.
전병우 역시 ‘예비역’ 중 한 명이다. 전병우는 2015년 데뷔 시즌을 프로 무대에서 보낸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했다. 데뷔 첫 해 시범경기를 통해 기회를 받기도 했지만, 신인의 티를 벗지 못했다. 결국 1년 만에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그는 “프로에서 1년 밖에 안 했지만, 야구를 잠시 떠나 있다 보니까, ‘왜 시범경기 때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동안 너무 보여주려고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다소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0월 초, 다시 팀에 합류했지만, 이전의 기대를 고스란히 이어받으며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소집해제를 하고 복귀를 했지만, 제대로 연습을 소화한 지가 2주 밖에 안된 상황이었다. 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명단에 포함시켜 주셨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면서 마무리캠프 합류 당시의 기분을 전했다.
이미 전병우는 동아대 재학 시절부터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빠른 발보다는 장타에 중점을 둔 내야수였다. 롯데가 전병우에게 기대한 부분 역시 중장거리 타자였고, 자신의 목표도 그 부분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다. 그는 “일단 사회복무요원 시기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했다. 벌크업도 많이 했다. 내가 (나)경민이 형처럼 빠른 스타일은 아니다. 중장거리 타자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재 코치는 전병우를 보며 “타격 하는 것을 보면 한화 송광민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전병우는 마무리캠프 당시 2루와 3루를 오갔다.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는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롯데의 선수층, 특히 내야진은 좋은 편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고 1군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전병우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욕심도 있고, 자신도 있다. 전병우는 “일단 경기에 나서려면 수비를 잘 해야 한다. 수비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면서 “그래도 2년이라는 공백기가 있어서 마음대로 잘 되지 않을 때도 있고, 기복도 있는 것 같다. 결국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형들을 이겨야 한다. 공백기가 있지만 욕심은 물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을 위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전병우는 “일단 캠프 때 익혔던 것들을 몸에 익어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또 웨이트 트레이닝도 중점적으로 하겠지만, 유연성과 순발력도 기를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