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열 개 구단 중 일곱 개 팀의 단장이 선수 출신이다. KIA가 '선출 단장' 흐름에 동참했다.
KIA는 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조계현 수석코치의 단장 승진 소식을 전했다. 조계현 코치는 1989년 해태(KIA의 전신)에서 데뷔해 1997년까지 9년간 맹활약했다. 이후 삼성과 두산에서 각 2년씩 뛴 뒤 은퇴했다.
조 코치는 2003년 KIA 1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삼성과 두산, LG를 거친 뒤 2015년 KIA 1군 수석코치에 올랐다. 김기태 감독을 보필해 3년간 KIA를 이끌었다. 올 시즌 KIA가 8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조 수석의 공로 역시 상당했다.
KIA는 지난 4일 허영택 단장의 대표이사 승진 소식을 발표했다. 단장이 비면서 조 수석을 승진시킨 셈이다. KIA 관계자는 "야구인 출신 단장 선임으로 전문성을 강화한 인사"라며 "풍부한 지도자 경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운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제 KBO리그 10구단 중 7개 팀의 단장이 선수 출신이다. 2008년 박노준 넥센 단장이 그 역사의 시작이었다. 이어 2009년 민경삼 SK 단장이 임명됐다. 2011년에는 대학 때까지 야구 선수로 활약했던 김태룡 두산 단장이 이름을 올렸다. 민 단장은 지난해 임기를 마쳤으나 김태룡 단장은 아직까지도 두산의 살림을 도맡고 있다.
2016시즌을 앞두고는 염경엽 SK 단장, 박종훈 한화 단장, 송구홍 LG 단장, 고형욱 넥센 단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취임했다. 바야흐로 선출 단장 열풍의 시발점이었다. 이어 올 시즌 앞두고는 유영준 NC 단장까지 가세했다. 올 시즌 종료 후에는 송구홍 단장이 퓨처스팀 지휘봉을 잡으며 양상문 감독이 단장으로 승진했다.
열 개 팀 중 여섯 팀이 선출 단장을 두고 있던 가운데, KIA마저 흐름에 동참한 것. 이제 이윤원 롯데 단장, 홍준학 삼성 단장, 임종택 kt 단장만이 비선출 단장으로 남아있다. 오히려 선출이 비선출을 압도한 셈이다.
선수 출신 단장은 야구를 잘 알고, 현장과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경기력 등 운영 쪽 역할을 맡는 게 대부분이다. 트레이드 등에 적극적인 구단을 살펴보면, 선수 출신 단장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KIA는 김기태 감독과 허영택 신임 대표이사, 거기에 조계현 신임 단장까지 한몸처럼 움직이게 됐다. 허영택 대표이사는 단장 시절 '비전 2020' 프로젝트를 고안했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김 감독과 조 수석이 성적으로 보답했다. 허영택 단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하고, 그 자리를 조 신임 단장이 꿰차며 구단의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더 일관된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ing@osen.co.kr
[사진] 조계현-염경엽-김태룡-박종훈 단장(위) 양상문-고형욱-유영준 단장(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