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살아나고 있다. 삼성화재의 독주 체제를 허락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 V-클래식 매치에서 세트 스코어 3-0(25-20, 25-22, 25-19)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V-클래식 매치 2연패 끝에 거둔 첫 승으로 삼성화재의 연승을 '11'에서 멈춰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화재는 독주 체제를 굳혀가는 분위기였다. 개막 2연패 이후 파죽의 11연승을 질주하며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갔다. 지난 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던 삼성화재였지만 신진식 신임 감독 체제에서 확 바뀐 경기력으로 승점 30점을 선점했다.
그 사이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조금씩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에는 군입대한 센터 최민호의 공백, 뒤늦게 합류한 안드레아스의 적응기로 시즌 출발은 더뎠다. 1라운드에서 3승3패로 반타작에 그쳤지만, 2라운드에서는 4승2패를 거뒀다.
그리고 3라운드 첫 경기에서 11연승을 질주하던 삼성화재까지 잡았다.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시즌 8승5패, 승점을 25점을 쌓았다. 1위 삼성화재(11승3패·승점 30)에 승점 5점차 추격. 삼성화재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격차는 더 좁혀질 여지가 있다.
3위 KB손해보험(7승6패·승점 19)과 승점도 6점차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1위 삼성화재의 독주 체제를 막을 대항마로 자리 잡았다. 뒷심이 강한 현대캐피탈의 팀컬러를 생각한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추격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안드레아스가 현대캐피탈 배구에 적응했고, 신영석-김재휘-차영석으로 이뤄진 센터진도 안정을 찾았다. 안드레아스는 "교체로 들어와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힘든 시기가 잇었지만 팀플레이에 맞춰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장점이 더 살아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신영석도 "최민호가 빠졌지만 높이가 좋은 김재휘와 스피드가 있는 차영석이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고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안정세에 접어든 현대캐피탈이지만 최태웅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최 감독은 "잘하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각 팀마다 체력적으로 굴곡이 있다. 상대팀이 정상 컨디션이 아닐 때 붙는 경우가 많았다. 운이 조금 작용한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비록 연승은 끊겼지만 오히려 심리적 부담을 털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신진식 감독은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홀가분해졌을 것이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