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이었던 부상, 그리고 생각보다 기대 이하였던 자신의 모습들을 털어버리고 다시 비상할 준비를 끝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석훈(21)은 다시 경쟁의 무대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 지명된 이석훈. 아직 앳된 모습이고 177cm 77kg의 그리 크지 않은 체구를 갖고 있지만 심심치 않게 터지는 장타가 매력적인 선수였다. 고등학교 1,2학년에는 1개도 없던 홈런이 3학년 때는 2개를 터뜨렸고 장타율 0.521를 기록하며 장타에 눈을 떴다.
이석훈은 “1,2학년 때는 단타를 많이 쳤는데, 3학년 때 장타가 많이 늘었다”면서도 “아직 나는 단타 타자인 것 같다. 어떤 타자라고 신경 쓰기보다는 잘 치는 타자, 잘 치고 싶은 타자가 되고 싶다”고 자신을 설명했다.
지난 2016시즌 프로 무대를 밟아야 했지만, 이석훈은 수술로 2016년을 통째로 쉬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왼쪽 어깨 습관성 탈골을 완전히 털어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올해부터 퓨처스리그 무대부터 선을 보였고, 74경기 타율 2할5푼2리(159타수 40안타) 3홈런 11타점 30득점으로 사실상의 데뷔 첫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수비 할 때나 경기할 때 조금은 불안했다. 그러나 올해 시즌이 끝나고 몸을 만들면서 어깨 쪽에 더 신경을 쓰니까 그 때처럼 불안한 것은 없다. 통증은 다 나았다”고 어깨 상태에 대해 전했다.
어깨 탈골 부상을 훌훌 털어버렸지만 프로 첫 해에 대한 아쉬움은 짙었다. 이석훈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시합 뛰면서 타석이나 수비 모두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 기대 이하였다”면서 “만족도가 너무 낮았다. 1년 쉬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기록 모두 제 자신에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올해 자신의 기록을 들여다보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아직 아득하기만 한 1군 무대다. 그러나 마무리캠프에서 1군 코칭스태프 앞에서 자신을 내보이면서 1군 무대를 체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고,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는 “아직 1군 무대를 접해보지도 못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막상 마무리캠프 와서 코치님과 형들이랑 얘기를 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1군을 가려면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하고,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는 그렇게 와 닿지 않았다”고 말하며 1군 무대의 무게감을 전했다.
체구에 비해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피드를 추구하고 있다. “힘을 기르면서도 스피드나 스윙 속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하는 이석훈이다.
여느 내야 유망주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석훈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비다. 수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스카우트진의 평가도 있었기에 이석훈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석훈은 “마무리캠프 동안 김민재 코치님께서 수비 쪽에서 그동안 받았던 지적들을 이해하고 고치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대구 상원고 시절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췄고, 수비 기본기에서 호평을 받은 황경태(두산)와의 일화도 덧붙였다. 그는 “고등학교 때 (황)경태와 저에게 수비에서 똑같은 주문을 하는데 나는 못 알아듣고 경태는 이해했다”며 “그런데 여기 와서 수비 얘기를 듣고 동영상을 많이 보면서 하다 보니 잘 이해가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아직은 내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다. 형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숙지하려고 한다”는 이석훈이다. 그러나 그의 꿈은 대차다. 그는 “골든글러브도 받고 싶고 도루왕, 타격왕도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며 먼 훗날 1군에서 자리 잡을 날을 고대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