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목드라마인 KBS 2TV ‘흑기사’와 MBC ‘로봇이 아니야’가 첫 방송을 한 가운데, 새로운 수목극 전쟁을 연 두 작품의 무기와 약점을 살펴봤다.
지난 6일 오후 첫 방송된 ‘흑기사’는 김래원과 신세경의 운명적 재회를 그렸고, ‘로봇이 아니야’는 유승호와 채수빈의 기상천외한 만남을 전했다. 두 드라마는 무게부터 분위기, 소재까지 180도 달라 브라운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 흑기사-김래원 신세경 서지혜 비주얼 폭발 흥미진진 전생 미스터리
김래원과 신세경 그리고 서지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흑기사’는 뛰어난 영상미와 슬로베니아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배우들의 완벽한 비주얼이 삼박자를 이뤘다. 타임슬립이 아닌 전생과 현생의 인연을 중심으로 정해라(신세경 분)과 문수호(김래원 분) 그리고 샤론(서지혜 분)의 삶이 엮이면서 또 다른 재미를 줬다.
판타지 멜로를 내세운 ‘흑기사’ 지만 그 안에서 그려낸 주인공 해라의 삶은 현실적이었다. 여행사 직원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 남자친구가 검사를 사칭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는 모습 등 해라의 불운은 시청자를 짠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1회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에 드라마가 다소 복잡했다. 배경과 시간이 계속해서 바뀌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이어졌다. 서울과 슬로베니아 그리고 현재와 과거가 한 회에 등장했다.
‘흑기사’는 첫 방송부터 흥미진진했다. 수호와 해라가 헤어진 사연이나 과거가 품고 있는 비밀 등 아직 밝혀져야 할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명불허전 김래원과 신세경의 연기 역시도 훌륭했다. 수목극 2위로 출발한 ‘흑기사’가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할 수 있을까.
# 로봇이 아니야-유승호의 귀여운 변신은 그레잇!
MBC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를 가진 까칠한 재벌 김민규(유승호 분)와 돈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억척 ‘조사장’ 조지아(채수빈 분)의 만남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6일 첫 방송에서는 김민규와 조지아가 서로를 ‘개진상’과 ‘사기꾼’으로 받아들이게 된 악역과도 같은 첫 만남이 공개됐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로봇 알바 등 독특한 소재가 등장해 신선함을 안겼다. 한껏 가볍고 톡톡 튀는 분위기와 대사들은 신선한 로코의 등장을 알리기 충분했다. 평소 무거운 캐릭터만 소화하던 유승호의 변신이 많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고, 유승호, 채수빈, 엄기준의 삼박 케미 또한 합격점이었다.
하지만 신선한 소재나 발랄한 분위기는 다양한 시청층에게 어필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 때문에 시청률 면에서 금세 가파른 상승세를 얻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있다. 김민규와 조지아의 본격적인 만남이 그려진 만큼, 더 빠른 속도로 스토리가 전개돼 흥미진진함을 자아낸다면 충분히 수목극 대전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yjh0304@osen.co.kr
[사진] ‘흑기사’ ‘로봇이 아니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