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한테만 이래"
'슬기로운 감빵생활' 박해수가 과거 위암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간의 상처를 다 담아낸 가슴 아픈 고백이었고, 이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렸다.
지난 6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5회에서 김제혁(박해수 분)은 그가 폭행했던 강간미수범이 숨을 거두며 살인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살인보다는 전과 30범이 낫다"고 말하며 살인범에 대해 반감을 보였던 김제혁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김제혁은 "운 좋다"며 자신의 전성기 시절 영상까지 트는 교도소장에 참았던 울분을 터트리고 말았다. 야구 다시는 안 한다는 말로 시작된 김제혁의 고백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전했다. 불사조도 영웅도 아닌 운 더럽게 나쁜 놈이라고 자신을 설명한 그가 "나 위암이었다"라고 고백한 것.
그는 "의사도 나한테 운이 좋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발견한 거 기적이라고. 아니, 그래도 암인데. 그게 운이 좋은 거야? 안 토한 적이 하루도 없다. 하루하루 죽고 싶었다. 눈 뜨면 죽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암 수술, 어깨 수술을 하고 난 뒤에도 재활에만 3년을 쏟았던 김제혁은 하루에도 수백 번 포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야구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할 줄 아는 게 야구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떠밀렸던 김제혁이다. 그래서 그는 또 다시 재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야구를 그만하겠다는 선언을 했었다. 팬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더는 그만 노력하고 싶은 김제혁의 의지는 확고했다.
모두들 자신에게 운이 좋다고 했지만, 김제혁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반대였다. "재수 없는 놈은 어쩔 수가 없다. 난 죽어라 열심히 운동한 죄밖에 없는데 왜 살인자냐. 왜 나한테만 이러냐"는 김제혁의 울분 섞인 외침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박해수의 연기 내공 역시 빛났다. 눈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잔뜩 일그린 얼굴, 더 깊어진 눈빛으로 김제혁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평가다. 상대, 상황에 따라 색을 달리 할 줄 아는 영민한 배우, 박해수의 본격적인 진가 발휘는 김제혁의 변화와 함께 시작된 셈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