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3일 열린다. 외야수 부문은 격전지다. 3자리를 뽑는데, 후보는 22명이나 된다. 13명이 3할 타자들이고, 거포들이 즐비하다.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후(19, 넥센)도 후보로 포함돼 있다. 거의 만장일치로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후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얼마나 표를 얻을 수 있을까.
이정후는 올해 타율 .324(13위), 179안타(3위), 2홈런, 47타점, 111득점(3위) 12도루를 기록했다. 이정후가 신인에선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골든글러브 외야수 후보로는 쟁쟁한 선배들이 넘친다.
KIA를 우승을 이끈 최형우는 타율 .342(6위), 26홈런, 120타점(2위), 98득점(8위), 출루율 .450(1위), 장타율 .576(7위)으로 맹활약했다. NC 나성범은 타율 .347(4위), 24홈런, 99타점, 103득점(6위), 출루율 .415(9위), 장타율 .584(5위), 도루 17개(8위)의 고른 활약으로 테임즈가 빠진 공격력에 앞장섰다.
롯데 손아섭은 타율 .335(9위), 193안타(1위), 20홈런, 80타점, 113득점(2위), 출루율 .420(7위), 25도루(3위)으로 거인 공격의 선봉장이었다. 후보 중 유일한 외국인 타자인 버나디나는 타율 .320, 178안타(5위), 27홈런(9위), 111타점(6위), 118득점(1위), 32도루(2위), 장타율 .540(10위)를 기록했다.
기록상으로는 김재환도 있다. 그는 약물 꼬리표가 달려 있지만,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올해 타율 .340(7위), 185안타(2위) 35홈런(3위), 115타점(3위), 110득점(4위)를 기록했다.
이정후가 외야수 3자리 안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고졸 신인으로 데뷔 첫 해에 기록한 성적은 대단한 것은 분명하다. 외야수 3표 중 1표를 가장 어린 이정후에게 던지는 투표권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정후가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표심을 얼마나 받을지 궁금하다.
역대 신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기록은 지난해까지 18번 있었다.(그 중 한 명이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1993년 신인으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고졸 신인이 수상한 것은 단 3번이다. 1992년 염종석, 1994년 김재현, 2006년 류현진이 대단한 기록을 세운 주인공이다. 2000년대 이후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신인은 류현진(2006년) 뿐이다. 신인에겐 그만큼 어려운 벽이다.
이정후가 첫 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얼마나 표를 얻을까. 그 표는 앞으로 이정후의 성장을 기대하는 표심일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