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간판 세터가 눈물을 흘렸다.
대한항공은 7일 수원 실내체육관서 열린 한국전력과 '2017-2018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맞대결을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주포' 미챠 가스파리니. 가스파리니는 36득점으로 펄펄 날며 올 시즌 세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세터 한선수도 빛났다. 한선수는 최근 토스워크가 좋지 않으며 선발에서 제외됐다. 박기원 감독은 "한선수에게 두 경기 휴식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전과 두 경기를 채웠으나 이날도 선발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한선수는 1세트 막판부터 코트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내주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한선수는 "기분 좋다. 치고 나갈 계기가 되는 경기였으면 좋겠다. 조금 더 잘할 수 있는데, 범실이 많았다. 내가 제일 리듬이 안 맞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팀에 보탬이 돼야 했는데, 그걸 못하고 있었다. 팀원들에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 황승빈이 내가 부진한 동안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밝혔다.
박기원 감독도 한선수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박 감독은 "선수도, 나도 힘들었다. 마음고생 심했을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데, 답답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는 선수를 빼는 게 마음 아프지만 팀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미안해했다.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상황. 한선수는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되뇌였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다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연습 중이다. 차근차근 하나씩 노리고 있다. 앞으로 계속 해야 한다. 아직 좋을 때 컨디션으로 돌아온 건 아니다. 길게 보고 있다. 훈련할 때 미스가 나더라도 천천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밝게 끌고 나가자는 생각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매길 입장이 아니다. 너무 급한 상황이다. 모든 걸 천천히 하자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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