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더스틴 니퍼트(36)를 볼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26일 니퍼트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 전원의 보류권을 포기했다. 당시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과 닉 에반스에 대해서는 "대체 외인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설명했고, 니퍼트에 대해서는 "협상 금액에 대한 이견이 있어서 일단 규정상 보류권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타자 외인이었던 에반스를 대신해서는 스위치타자 지미 파레디스를 영입한 두산은 보우덴을 대체 외인으로 세스 프랭코프와 계약을 맺었다. 남은 것은 두산이 니퍼트와 재계약 여부다.
올 시즌 니퍼트의 연봉은 210만 달러. KBO 규약에는 '구단은 계약연도 11월 25일(단, 포스트시즌 경기 중일 때는 한국시리즈 종료 익일)까지 재계약 의사를 서면으로 선수와 그의 지정된 대리인에게 통지해야 하며, 계약서에 명기된 것처럼 선수의 해당 연도 계약 보너스와 연봉을 합친 금액의 최소 75% 이상을 지급하겠다는 서면상의 제의를 포함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두산이 니퍼트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최소 157.5만 달러(약 17억원)를 보장해줘야 한다.
올 시즌 니퍼트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면서 직구 위력이 다소 떨어졌다. 지난해 28경기에서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4승(8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4.06으로 크게 올라갔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16⅔이닝 16실점(15자책)으로 부진했다.
니퍼트는 지난 2011년부터 7년 간 두산에서 뛰면서 통산 94승 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의 성적을 남겼다. 종전 리오스가 가지고 있던 외국인 선수 최다승(90승)을 넘어 외국인 투수 최초로 100승까지 6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비록 올 시즌 전반적으로 하락세였지만, 10승은 충분히 보장하는 카드인 만큼 부상 없이 내년 시즌을 보낸다면 100승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두산 역시 팀을 상징하는 외국인 선수인 만큼, 니퍼트와 재계약을 희망했다. 단 157.5만 달러 이하에서 계약을 맺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결국 두산과 니퍼트는 연봉 차이를 좁히지 못한 둘은 합의 하에 시장에서 가치를 알아보도록 했다.
약 2주가 지난 가운데, 현재 니퍼트의 연봉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니퍼트는 시장 가치를 알아보고 중"며 현재 니퍼트와의 연봉 협상이 쉽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전했다.
그런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의 조쉬 린드블럼이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린드블럼은 지난 2015년부터 롯데에서 뛰며 2년 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딸의 건강 문제로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쪽을 택했지만, 중반 복귀했고, 5승 3패 평균자책점 3.72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린드블럼 역시 한 시즌을 제대로 뛰면 충분히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수인 만큼, 매력적인 카드다.
현재 외국인 투수를 구성하지 못한 팀은 롯데를 제외하고 두산, kt, NC, 삼성, LG가 있다. 이 중 kt, 삼성, NC는 린드블럼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LG는 류중일 감독이 "소사, 허프, 리즈 중 두 명과 계약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에는 두산만이 남은 상황. 두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결국 두산과 7년 간 함께 하며 드라마를 써왔던 니퍼트지만, 내년 시즌은 합류는 극적인 반전이 있어야 가능하게 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