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 황동일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화재의 1위 수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화재가 11연승 이후 2연패를 당했다. 지난 6일 현대캐피탈전에서 0-3 셧아웃 패배로 무릎 꿇은 데 이어 10일 한국전력전에서도 1-3으로 졌다. 긴 연승 이후 찾아오는 후유증으로 볼 수 있지만,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닐 듯하다. 주전 세터 황동일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동일은 삼성화재 11연승의 핵심 주역이었다. 잠재력을 펼치지 못한 채 백업으로 머물던 황동일은 유광우의 우리카드 이적으로 기회를 잡았다. 194cm 장신을 살린 고공 토스로 타이스와 박철우 좌우 쌍포를 살렸다. 큰 키를 살린 기습 공격, 블로킹도 그만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2라운드 막판 우리카드전부터 황동일의 토스가 흔들리고 있다. 그 이후 대한항공전까지 11연승을 이어갔지만 그 이후 2연패가 찾아왔다. 신진식 감독은 황동일을 믿고 중용하고 있지만 낮고 느린 토스가 상대에 읽히고 있다. 타이스마저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
신진식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신 감독은 한국전력전을 마친 뒤 "황동일의 토스가 많이 흔들려 힘든 경기였다. 분위기로 봐선 앞으로 남은 경기도 힘들 것 같다. 전처럼 각자 하는 배구가 보이고 있다. 다시 훈련 때부터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 감독은 황동일에 대해 "주문을 하고 있지만 잘 안 된다. 본인은 하고자 하는 데 들쑥날쑥하다.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며 "타이스도 이단 공격이 아주 좋은 선수가 아니라 토스 타이밍이 안 좋거나 정확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감독은 황동일을 중용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전력전에서도 황동일을 빼고 백업 세터 이민욱과 김형진을 쓰기도 했다. 다만 시즌 중 주전 세터를 교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11연승 과정에서 황동일의 가능성을 지켜봤기에 더더욱 어려운 결정이다.
결국 황동일이 중심을 잡고 안정감을 되찾는 게 최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삼성화재의 1위 수성도 힘들다. 1경기 덜 치른 2위 현대캐피탈에 승점 2점차로 쫓기게 된 삼성화재, 3라운드 시작부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