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으로 절충안을 찾을까.
한화의 내부 FA 3인방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내야수 정근우(35), 투수 박정진(41), 안영명(33)이 FA 시장 개장 후 한 달니이 넘도록 계약하지 않았다. 대어급 선수들의 이동이 끝난 지도 열흘이 훌쩍 지났지만, 나머지 FA 선수들의 움직임은 거의 없다. FA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으며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한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3명의 선수들과 모두 잔류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구단은 이미 조건을 제시했다. 아직 선수들에게서 응답이 없다. 한화 관계자는 "구단과 선수 모두 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선수들도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서로 (잔류에 대한) 생각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건을 보면 금액보다도 계약 기간에서 눈높이 차이가 있다. 합리적인 계약을 선언한 한화 구단은 서두르지 않고 원래 계약안을 고수하고 있다. 어느 선수에게도 3년 이상 다년계약을 주지 않을 방침이다. 반면 베테랑 선수일수록 1년이라도 더 계약 기간을 보장받고 싶어 한다.
여기서 절충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옵션'이다. SK와 정의윤의 계약이 좋은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 정의윤은 SK와 4년 총액 29억원에 계약을 했다. 연봉 총액과 옵션 모두 12억원으로 같다. 당초 협상에선 계약기간도 4년이 아니었지만, 옵션을 늘리면서 4년을 보장받았다.
한화 구단도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옵션을 활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화 관계자는 "옵션은 굉장히 넓게 사용될 수 있다. 대형 FA 대박을 터뜨리는 선수들도 옵션을 갖고 있다. 옵션이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며 "우리도 가능하면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 1호 계약을 맺은 롯데 내야수 문규현이 2+1년으로 최대 3년에 계약한 바 있다. 2년 활약에 따라 나머지 1년이 자동 연장되는 계약이다. 2년 전 겨울에는 KIA 내야수 이범호가 3+1년, SK 투수 채병용이 2+1년, SK 외야수 박재상과 두산 내야수 고영민이 1+1년에 계약했다. 이런 식으로 계약 기간을 +1년씩 추가한 옵션이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로선 옵션을 통해 베테랑 FA 선수들에게 일종의 안전장치를 걸어둬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선수들도 일정 수준으로 활약하면 계약기간이 연장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한화는 3명의 내부 FA 선수들 모두 필요로 하는 전력이다. '주전급 뎁스'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기둥이 되어야할 선수들이 투타 고르게 배치돼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부 FA 협상, 한화가 '옵션' 카드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정근우-박정진-안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