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에이스들이 속속 재계약 협상을 마치고 2018년을 준비하고 있다. 검증된 선수들은 연봉 인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잠실의 두 에이스들은 아직 소식이 없다.
각 구단들의 외국인 에이스들은 대다수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헥터 노에시(KIA)는 200만 달러, 메릴 켈리(SK)는 175만 달러, 브룩스 레일리(롯데)는 117만 달러, 라이언 피어밴드(kt)는 105만 달러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NC가 에릭 해커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 외에는 특이한 동향은 없다. 다만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데이비드 허프(LG)는 12월 중순으로 향하는 시점까지 확실한 매듭을 맺지 못하고 있다.
니퍼트와 허프는 두산과 LG의 외인 에이스로 뚜렷한 실적을 냈다. 2011년부터 뛴 대표적인 장수 외인 니퍼트는 KBO 리그 통산 185경기에서 94승을 따낸 거인이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온 허프 또한 올해까지 32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2.66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두산과 LG도 두 선수를 재계약 대상자로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미묘한 온도차가 보인다. 허프는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을 뿐 LG가 잡는다는 계산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허프를 품에 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LG다. 반대로 니퍼트는 서서히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는 최근 레다메스 리즈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컬테스트까지 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없다면 계약까지 이를 전망이다. LG가 “헨리 소사 이상의 투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오프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나돌았다. 그러나 여전히 1순위는 허프다. 허프는 부상만 없다면 리그 최고의 선수를 놓고 다툴 만한 선수임을 증명했다. 허프 또한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한때 일본프로야구의 야쿠르트가 허프를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메이저리그(MLB) 복귀 가능성도 있으나 금전적인 조건에서 LG보다 더 나은 제안을 할 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니퍼트는 이상조짐이 있다. 두산은 니퍼트를 보류선수명단에 묶지 않았다. 연봉 때문이었다. 니퍼트는 올해 210만 달러를 받았다. 보류선수명단에 묶으면 75% 이상을 보장해야 한다. 즉, 두산은 니퍼트에게 157만5000달러 이상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니퍼트도 금전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퍼트는 전통적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에이전트의 입김이 강한 축에 속한다. 진통을 겪은 적이 많았다. 이번에도 두산의 제안을 일단 받아놓은 채 타 구단이나 다른 리그 동향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 내년이만 만 37세의 선수고, 두산 이상의 제안을 할 구단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가장 큰 변수가 될 일본 쪽의 움직임도 없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두산은 니퍼트와의 협상이 공전에 이르자 서서히 대체자를 물색하고 있다. 롯데에서 풀린 조쉬 린드블럼도 후보자 중 하나다. 만약 두산이 린드블럼이나 다른 투수들을 영입한다면 KBO 리그를 떠나는 니퍼트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나이나 떨어지는 구위, 몸 상태 등을 고려하면 타 구단 이적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가 전반적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