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북한의 게겐 프레싱(강도 높은 전방 압박)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채 무릎 꿇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서 열린 2017 EAFF E-1 풋볼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2차전서 북한에 0-1로 졌다.
한국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유영아가 원톱으로 출격하고 한채린 이민아 장슬기 강유미가 2선을 구축했다. '캡틴' 조소현이 1차 저지선 역을 맡았다. 포백은 이은미 김도연 임선주 김혜리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베테랑 김정미가 꼈다.
한국은 대회 1차전서 홈 이점을 안은 강호 일본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2-3으로 석패했다. 남은 북한, 일본전서 우승을 노려보기 위해서라도 북한전 승리가 절실했다.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서 1승 3무 14패로 절대 열세에 놓여 있었다. 2005년 이후 12년 만에 북한전 승리를 조준했다. 북한은 중국전 2골에 빛나는 김윤미를 최전방에 세우며 대회 2연승 의지를 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은 15위, 북한은 10위였다. 앞서 또 다른 세계 강호인 일본(8위)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던 한국이었기에 북한전의 기대가 커진 건 당연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북한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과는 다르게 기술에 힘과 활동량까지 겸비한 북한은 한국에 심히 버거운 상대였다.
일본전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던 이민아도, 우측 풀백에서 2선 중앙 공격수로 보직 변경한 장슬기도, 중원에서 주장 완장의 무게감을 뽐냈던 조소현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북한식 게겐 프레싱에 해법을 찾지 못하자 윤덕여 한국 감독은 후반 이은미와 강유미를 빼고 이소담과 최유리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한국의 변화는 북한의 체력 소진과 맞물리며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집중력 있는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북한은 위기 상황서 한박자 빠른 태클과 판단으로 한국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dolyng@osen.co.kr
[사진] 지바(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