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가 7년 만에 두산 베어스를 떠난다. 그동안 니퍼트만 만나면 고개를 떨궜던 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니퍼트는 2011년 KBO리그 데뷔 후 통산 94승 43패 1홀드(평균 자책점 3.48)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선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20승을 돌파하며 정규 시즌 MVP와 골든 글러브를 동시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인성도 뛰어났다. 니퍼트는 투구를 마치고 이닝 교대를 할때 덕아웃으로 먼저 들어가는 법이 없다. 야수 한 명 한 명에게 박수를 보내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고마움을 전하고 나서야 덕아웃으로 들어간다. 수비에 헌신한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표현이다.
또한 책임감과 투지도 강하다.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마운드에 오르면 투구수와 상관 없이 승리를 위해 헌신하고 포스트시즌을 비롯한 중요한 상황에서는 휴식 주기와 상관없이 등판을 자처하는 경우도 잦았다.
그라운드 밖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니퍼트는 2013년부터 매달 소외계층아동을 야구장으로 초청하고 친필사인 유니폼을 나눠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외국인 최초로 서울사회복지대회에서 서울특별시 복지상 복지후원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니퍼트는 올 시즌 14승 8패(평균 자책점 4.06)를 거뒀으나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에 이어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하면서 니퍼트와의 인연을 마감했다. 전반기 9승 6패(평균 자책점 3.41)를 거둔 반면 후반기 5승 2패(평균자책점 4.99)로 다소 주춤했다. 또한 포스트시즌 세 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16⅔이닝 16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재계약을 둘러싼 두산과 니퍼트의 의견차도 컸다는 후문.
니퍼트는 삼성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삼성전에 29차례 등판해 17승 2패(평균 자책점 2.37)를 거뒀다. 승률은 무려 8할9푼5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13년 3승 무패(평균 자책점 1.89), 2014년 5승 무패(평균 자책점 2.72)를 거두는 등 무시무시한 존재로 악명을 떨쳤다.
삼성 타자들은 "니퍼트에 대한 대비를 한다고 공략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반면 니퍼트는 "삼성전 성적이 좋은 건 운이 좋았을 뿐이다. 특별히 삼성과의 대결이라고 신경써서 던지는 건 아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로선 니퍼트가 타 구단에 재취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KBO리그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으나 어느덧 30대 후반에 이르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만큼 타 구단이 손을 내밀지 않을 전망. 니퍼트만 만나면 고전했던 삼성에겐 호재로 작용할 분위기다. 삼성 또한 니퍼트를 품안을 생각은 1%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