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아시안컵 득점왕 김신욱은 다시 도전자의 입장이 됐다. 그러나 자신감은 넘친다. 경쟁을 펼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귀국했다.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서 한일전의 짜릿한 승리를 맛본 신태용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나선다.
이번 대회서 가장 주목받은 이는 김신욱(전북). 그는 3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에 등극했다. 김신욱은 염기훈과 함께 역대 동아시안컵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김신욱은 한일전에서 2골을 넣으며 완승의 주인공이었다.
귀국 인터뷰서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의 배려 덕분에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신 감독님이 제가 살아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줬다"며 "자신감도 심어줬다. 소속팀에서 했던 것처럼 노력했다. 전 감독님과는 다르게 좋은 경기를 했다"고 감독을 향한 믿음을 보였다.
김신욱은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공중볼 싸움에서 여전히 강한 면모를 드러냈고 발로도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이에 김신욱은 "키가 크다는 것은 골대 근처에서 위협적이라 생각한다. 공간을 만들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대회서 얻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나왔지만 보완할 점도 있다.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신욱은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여러가지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 그중 장신 공격수는 분명 전술적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특히 김신욱이 이번 대회서 보여준 활약은 분명하지만 신 감독은 여전히 새로운 선수를 찾고 있다. 최근 프랑스리그서 맹활약 하고 있는 석현준(트루아)가 그 주인공.
석현준은 대표팀 복귀를 노리고 있다. 트루아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며 5골 1도움(11경기)을 기록 중이다. 매 시즌 팀을 옮겨가며 저니맨 이미지가 굳어진 석현준이지만 최근 분위기가 좋다. 190cm의 장신이기 때문에 석현준에게도 고공 플레이 및 여러 가지를 기대할 수 있다.
석현준은 대표팀이 귀국하던 날 골이 취소됐다. 아미앵과 경기에 출전한 석현준은 전반 33분 왼쪽 코너킥을 머리로 해결했다. 하지만 심판은 골대를 때린 공이 라인을 완전히 넘지 않았다면서 골을 취소시켰다. 석현준이 자신이 가진 장점을 드러낸 결과였다.
신 감독은 유럽파들을 찾는데 가장 우선적으로 석현준을 확인한다. 첫번째 행보가 파리로 방문해 석현준의 경기를 지켜보고 선수를 만나는 것이다.
비슷한 유형의 공격수지만 장점은 완전히 다르다. 이미 김신욱은 월드컵도 경험한 베테랑. 아시아 최고인 전북에서도 확실한 자리를 잡은 상태. 전북에서도 이동국-에두라는 걸출한 공격수들과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팀을 위해 헌신했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물론 김신욱은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이다. 해외파에 대한 믿음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김신욱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은 신태용 감독이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