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최대 격전지' 왼쪽 날개, 10:1의 경쟁이 펼쳐진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18 11: 01

자리는 하나인데 이를 노리는 이들만 열 명에 달한다. kt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 왼쪽 날개다.
3월31일 SK와 kt의 정규시즌 개막전. kt 외야는 이대형-하준호-유한준으로 꾸려졌다. 그리고 10월3일 kt와 KIA의 정규시즌 최종전서 kt 외야 주인은 오정복-멜 로하스-유한준으로 꾸려졌다. 우익수 유한준만 건재했을 뿐, 나머지 두 자리의 임자는 바뀌었다.
올 시즌 kt 외야진의 조정득점생산(wRC+)은 89.8. 10구단 중 8위에 그쳤다. wRC+는 100을 리그 평균으로 잡는다. kt 외야진은 리그 평균 득점생산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생산력을 보였던 셈이다.

'붙박이'로 꼽을 만한 이는 유한준 뿐이었다. 구성에도 꾸준히 변화가 있었다. 개막전 외인 내야수 조니 모넬이 리그 적응에 실패하자 5월 말 방출했다. 장고 끝에 데려온 이는 외야수 로하스. 로하스는 이적 직후부터 중견수 자리를 도맡았다. 초반에는 부진했으나 한 달의 적응기를 거친 뒤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주전 외야수 '0순위'였던 이대형은 부진과 부상으로 시즌 중반 낙마했다. 타격 성적이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로하스의 가세로 주전 자리를 잃었다. 선발과 대타, 대주자를 오가던 그는 8월 도루 중 부상을 입었다. 시즌 아웃. 이듬해 시즌 초반 복귀도 쉽지 않다.
확실한 고정 자원이 없던 만큼 주전과 백업을 넘나들었던 선수들이 즐비하다. 유한준과 로하스, 이대형 다음으로 하준호(474⅔이닝), 오정복(310이닝), 전민수(277이닝), 이진영(192⅔이닝)이 차례로 외야 수비를 맡았다. 이진영은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고, 이듬해에도 역할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진곤(94이닝), 김사연(88이닝), 김동욱(86⅓이닝), 홍현빈(18이닝)도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좌익수 한 자리를 노리는 이가 7명이다. 거기에 이대형이 만일 kt와 이견을 좁혀 계약한다면 8명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한 차례라도 외야수로 나섰던 이들 8명이 건재한 셈이다. 또 한 명의 자원은 오태곤이다. 데뷔 후 줄곧 내야수로 나섰던 그는 본인의 요청과 코칭스태프의 뜻이 일치하며 이번 마무리 캠프 내내 외야 훈련을 맡았다. 이듬해 스프링캠프부터는 내외야 겸업을 준비한다. 오태곤의 장타력을 감안한다면, 코너 외야수로서 경쟁력 있는 카드다.
거기에 '특급 신인' 강백호가 가세한다. 강백호는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1번으로 kt에 입단했다. 김진욱 감독도 공공연히 "어느 정도 고정 기회를 줄 생각이다"고 밝혔다. 비좁은 한 자리에 강백호가 가세한다면 앞서 언급한 9명의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자리는 하나. 그 곳을 노리는 이만 9명 내지 10명이다. 단언컨대 kt 전 포지션 중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곳이다. 이들 중 한두 명은 벤치에 앉아 4번째, 5번째 외야수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외야수 세 명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꾸려나갈 수는 없다. 하지만 백업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이들은 1군 무대 자체가 비좁아질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은 이번 겨울, 유달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쟁은 팀을 강하게 만든다. kt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것도 습자지처럼 얇았던 선수층 때문이다. 과연 10대1의 좌익수 경쟁이 kt를 얼마나 더 강하게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강백호-오태곤-이대형(위). 하준호-김진곤-전민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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