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의 2018년이 될 수 있을까.
올해 KBO리그 유격수 포지션은 김선빈(KIA)과 김하성(넥센)의 양강 구도였다. 타격왕을 차지한 김선빈이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김하성은 3년 연속 2위에 오르며 정상급 대열에 올라섰다.
반면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춤한 유격수들도 있었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유격수 김재호(두산), 잠실 최초로 20홈런 유격수 오지환(LG), 통합우승 4연패 김상수(삼성)가 대표적이다.
김재호는 2015~2016년 2년 연속 3할대 타율에 팀 우승을 이끌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정확한 타격, 견고한 수비, 뛰어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2016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4년 총액 50억원으로 역대 유격수 FA로는 최고 대우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FA 계약 첫 해 91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 83안타 7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부상 때문에 53경기를 결장했다. 그 후유증으로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도 우승에 실패하며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오지환은 지난해 실질적으로 가장 뛰어난 유격수였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을 돌파하며 타율 2할8푼에 78타점을 올렸다. WAR은 유격수 중에서 최고(4.58)였다. 올 시즌은 잠재력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쉬움만 가득 남겼다.
107경기 타율 2할7푼2리 91안타 8홈런 39타점 OPS .769로 모든 기록이 퇴보했다. 후반기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고, 복귀 후 성적이 뚝 떨어졌다. 시즌 후에는 군입대를 미루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을 감수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김상수는 2011~2014년 삼성의 통합우승 4연패 시절 주전 유격수였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받았다. 승승장구, 탄탄대로였지만 그 이후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올해 데뷔 후 가장 적은 42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2할6푼4리 3홈런 13타점 OPS .666으로 부진했다. 발목, 허벅지를 차례로 다치며 장기 결장했다. 결국 FA 자격요건을 채우지 못하며 미뤄졌다. 내년에도 부활하지 못하면 FA 가치는 더 떨어진다.
3명의 유격수 모두 내년 시즌이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크고 작은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던 유격수 3인방이 내년 시즌 명예회복의 해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김재호-오지환-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