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눈물 펑펑 '세상에서', 4부작이 아니었다면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12.18 09: 09

4부작 드라마의 힘은 막강했다. 어찌보면 4부작이 아니었다면 시청자들이 보기 힘들었을 수도 있는, 짧기에 더욱 강렬하게 보는 이의 마음에 파고든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다.
17일 종영한 tvN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연출 홍종찬,극본 노희경)'에서는 엄마 인희(원미경 분)가 병으로 인해 마지막 눈을 감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족들을 떠나 보낼 준비를 하고 가족들에게 속마음을 고백하며 마지막 남편의 품 안에서 눈을 감는 모습은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자신의 병세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죽음을 직감한 인희는 하나씩 주변 정리를 했다. 올케 양순(염혜란 분)에게는 돈을 건넨 뒤 동생 근덕(유재명 분)의 곁으로 돌아가달라고 부탁했고, 딸 연수(최지우 분)에게는 된장찌개 끓이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남편 정철(유동근 분)에게는 자식들을 위해 모아둔 돈이 담긴 통장을 건넸다. 침착한 인희였지만 명절에 모여 윷놀이를 하는 등 가족과 즐거웠던 한 때의 추억은 그를 눈물짓게 했다.

가족들 역시 엄마를 떠날 보낼 준비를 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엄마와의 추억이 깃든 지난 앨범들을 꺼내보기도 한 연수는 아버지 정철에게 "효도하고 싶었어요, 시간이 있겠지 꼭"이라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아들 정수(최민호 분) 역시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밤을 지새웠다. 
그런가하면 본인의 힘든 상황에도 시어머니(김영옥 분)를 돌보던 인희는 "어머니 정신 들었을 때 혀라고 깨물고 나 따라와. 아범하고 애들 괴롭히지 말고”라며 가슴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어머니 때문에 힘들어 하던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인희는 시어머니를 이불로 눌러 죽이려고도 했다. 이 모습을 본 가족들은 놀라서 인희를 말렸다. 인희는 시어머니를 붙잡고 "나랑 죽자"며 오열했다. 현실적인 삶의 고통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누구보다 아내를 살뜰히 챙기던 정철은 아내가 좋아하는 예쁜 찻잔을 사들여, 아내가 마지막으로 가고 싶어했던 가평 집에 꾸며놓았다. 가족들의 손을 꼭 잡으며 담담히 가평 집으로 향한 인희. 
그는 가족들에게 "바다 보고싶다"고 말했고, 가족들은 연희를 바다로 데려갔다. 자식들은 "우리 울지말자, 우는 시간도 아까우니까 엄마랑 많이 웃자"며 아픈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가족들과 이별을 앞에 두고 한명 한 명에게 그동안 못해왔던 속내를 꺼낸 인희는 "사랑한다,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자신이 엄마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그는 남편과 함께 보내며 남편의 품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21년 만에 리메이크된 노희경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드라마는 이렇게 이번에도 시청자들을 울리고 떠났다. 만약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면 이 정도의 감동이 없었거나 그 내용이 주는 심적 고통 때문에 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슬펐지만 또한 가장 아름다웠던 4부작 드라마였다. /nyc@osen.co.kr
[사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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