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는 국내 대표 미녀배우이자 우아한 엄마이고 세대를 관통하는 톱스타이다. 여기에 하나 더, 영화 '친절한 금자씨' 같은 파격 도전도 마다치 않는 연기자이다. JTBC 예능프로그램 '전체관람가'는 그간 대중이 잠깐이나마 잊고 있던 배우 이영애의 '이외의 면'에 대해 일깨워줬다. 일종의 '괴랄스러움'이랄까.
이영애가 출연한 이경미 감독의 단편영화 '아랫집'이 17일 방송된 '전체관람가'에서 최초 공개됐다.
이경미 감독은 충무로의 대표 여성 감독으로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등을 통해 독특한 여주인공의 서사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풀어냈던 바다. 이로 인해 많은 시네필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감독이기도 하다. 배우 문소리는 그를 박찬욱 감독과 견주며 "여성 영화인으로서는 독보적으로 괴랄한 감독님"이라고 소개하기도. 어딘가 이상하고 독특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색다른 느낌을 지칭하는 인터넷 신조어 '괴랄하다'란 표현이 실제로 더할나위 없이 잘 맞는 연출가이다.

그리고 이런 이경미 감독과 찰떡 호흡을 맞출 만한 또 한 명의 내공 있는 '괴랄한' 배우가 이영애이다. 단아함의 상징인 이영애는 사실 이경미 감독의 말처럼 '의외성'이 눈에 띄는 배우다. 이는 이영애가 유연한 이미지를 가진 연기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경미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이영애 선배의 이상하고 기괴한 약간 무서운 느낌이 보여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영애 선배의 장점은 의외성이다. 그 동안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보여지는 이미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의외성, 엉뚱한 면, 과감한 면이 있다. 그게 선배님의 큰 매력인 것 같다"고 이영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실제 이영애는 이런 이경미 감독과의 작업이란 점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12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했고, 첫 단편영화에 도전하게 됐다. 이 자체가 이영애의 의외성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영애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을 안 할 수 없는 영화였다"고 말하며 "단편에서만 볼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이경미 감독님의 작품은 항상 재밌고 독특하고 새롭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영애는 열정적이었다. 대본 리딩이 끝난 후에도 감독과 함께 캐릭터 분석을 하고 사전에 감독과 함께 촬영 현장을 방문, 공간에 어울리는 의상과 동선 등을 체크했다. 이경미 감독은 "이영애 선배님이 시나리오에 없는 내용인데 인물의 과거와 내면의 분위기까지 상상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단편영화인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이영애는 촬영장에서는 생각외로 털털하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슛이 들어가면 무섭게 몰입했다.
공개된 '아랫집'에서 이영애는 아랫집의 담배 연기로 고통받는, 미스터리한 여성을 연기했다. 난해하고 기괴하면서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 영화에서 이영애는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로 묘한 오싹함을 전달한다.
여성은 기묘한 소품들과 행동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영애는 좀처럼 읽히지 않는 표정, 여러 소리를 담은 눈빛, 조곤조곤하지만 빨려드는 듯한 목소리 등으로 이 '정상이 아닌 듯한 여자'에게 몰입감을 높였다.
'이영애가 아니면 누가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이경미 감독은 긴장감 넘치는 카메라워크를 통해 특유의 기괴한 느낌을 살렸다. 그리고 이영애가 이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도 있게 끌어올렸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감독들은 "이경미 감독과 이영애의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라고 호평했다. 이경미 감독과 이영애의 호흡. 자연스럽게 다시 한 번 기대를 갖게 만든다. 두 사람이 새롭게 만들어 낼 여성 캐릭터에 대한 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이다. /nyc@osen.co.kr
[사진] JTBC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