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하다'라는 뜻의 '행복'은 샤이니 종현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다. 그리고 종현은 단지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했던, 28살 청년이었다.
종현은 지난 18일 서울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오랜 시간 함께해온 샤이니 멤버들과 저희 SM엔터테인먼트 동료 아티스트들 및 임직원 모두 너무나 큰 충격과 슬픔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습니다"라며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회사 동료들이 참석하여 최대한 조용하게 치를 예정입니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종현은 생전 진행된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다"고 거듭 말하곤 했다. 지난해 3월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종현은 '30대부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주제에 대해 "저도 미래를 준비하느라 당장을 못 즐기는 편"이라며 "가끔 스트레스를 엄청 받을 때가 있어서 내가 행복한지 생각을 해봤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종현은 "예전에는 가족들이 행복한 게 저의 행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가족뿐 아니라 나도 즐길 수 있을 때 진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달라진 마음을 전했다.
종현은 올해 패션지 에스콰이어 5월호 인터뷰에서도 '행복'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반년 동안 가장 많이 행복이라는 것을 생각했다"고 말하면서도 "성향 자체가 스스로를 괴롭혀서 행복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성장은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어머니와 누나가 부러워 펑펑 울었다고 고백하며 "6개월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했다. 저에게 그 변화의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젠 행복해져야겠어요. 행복해져야 돼요. 행복하려고요"라고 '행복'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했던 종현이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행복해지는 길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이었던 듯 하다.
사망 전 종현은 친누나에게 "이제까지 힘들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종현과 절친했던 디어클라우드의 나인은 그가 남겼던 유서를 고민 끝에 공개했다. 이 유서 속에서 종현은 그간의 힘들었던 심경을 밝히는 동시에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종현은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와 음악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곤 했다. 그는 지난 해 2월 '푸른밤'에서 "'다들 그렇게 살아,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세상에서 제일 잘못된 위로 법이라 생각한다"라며 "'죽을 용기로 살아'라는 말, 가장 안 좋은 위로 법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사람, 어려운 사람,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은 안 좋다"라고 말했다.
종현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길 바란다"라며 "누군가를 위로할 때는 비교하면서 위로를 하는 것보단 그냥 그 사람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위로법을 전했다. 이는 종현이 듣고 싶었던 위로였기도 하다.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라며 작별 인사를 고한 종현.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꿨던 28살의 청년의 발자취가 그 어느 때보다 아프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parkjy@osen.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