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故종현은 왜..디어클라우드 나인에게 유서 부탁했나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12.19 10: 31

그룹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고(故) 샤이니 종현의 유서를 공개했다. 두 사람의 우정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재목이다.
나인은 19일 자신의 SNS에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했다"라며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나인은 이어 "논란이 있을거란 걱정도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예상하고 내게 부탁을 했을거란 생각에, 내가 종현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며 "그 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않고 평안하기를 바라"라고 덧붙였다. 

공개된 종현의 유서에서는 고인의 심적 고통을 어느 정도 심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유서에는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며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라는 글이 담겨져 있다.
또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라고 쓰여져 있다.
'수고했다'라는 말이 듣고 싶었던 종현. 그렇다면 나인은 누구이기에 종현은 왜 그에게 자신의 유서 공개를 부탁했을까.
나인은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학과 출신으로 2004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록 음악 가수로 데뷔한 뮤지션. 그는 종현이 진행하던 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의 ‘고독씨 클럽’에 고정 패널로 오래 출연했고, 종현이 공연으로 DJ 자리를 비웠을 당시 특별 DJ를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 뮤지션으로, 그리고 사람으로 가까워지고 교류했다는 전언이다. 
나인은 지난 11월 정규 4집 앨범 발매 관련 인터뷰에서 "'푸른 밤 종현입니다’ 고정 패널로 오래 출연했다. 그때 종현과 음악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우리가 록 밴드라 그와는 음악 색깔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기회가 된다면 종현과 록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나인은 2015년 10월 종현의 첫 솔로 콘서트 당시 게스트로 출연해 종현을 축하하기도 했으며 그의 SNS에는 종현과 함께한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종현이 나인을 가족만큼 가깝게 생각했던 것으로 안다. 두 사람이 음악적으로 생각하는 바가 비슷하고 여러가지고 잘 통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인 대부분이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이들이 많지 않다. 더욱이 종현은 좁고 깊게 사람을 사귀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 더욱이 종현은 아이돌을 넘어 여러 분야의 뮤지션과 함께 작업하고 싶어했다"라며 "나인은 그런 종현에게 영감을 주는 뮤지션이자 기대고 싶은 친구였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디아클라우드 측 관계자는 "종현이 자신의 콘서트 며칠 전 나인에게 유서를 보내왔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판단해, 그 주 진행된 종현의 콘서트에 가서 가족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가족도 종현이 힘들어하던 걸 알고 있었고, 이후 더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안다"라며 "나인이 연락을 받은 이후 종현에게 일부러라도 더 연락을 자주 취했다고 들었다. 세상을 떠나던 날, 종현의 누나와 나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 언론에 공개된 것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나인과 종현의 누나가 경찰에 신고해 그를 찾긴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라고 종현의 유서와 관련된 비화를 들려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종현의 SNS의 마지막 흔적은 디어클라우드의 ‘네 곁에 있어’ 스트리밍 화면이다. "네가 아파하지 않길 기도해"란 글이 게재돼 있다. 마지막까지 친구의 음악으로 위로받고 있던 종현이다.
한편 고 샤이니 종현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nyc@osen.co.kr
[사진] 나인 SNS, 종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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