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천천히 걸어가겠다"..故종현, 열심히 치열했던 뮤지션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12.19 10: 50

"열심히 치열하게 작업했다." 고(故) 종현이 지난 2015년 1월 8월 열렸던 첫 번째 솔로앨범 '베이스(BASE)' 쇼케이스에서 했던 말이다. 그룹 샤이니의 메인보컬에서, 솔로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자리에서 종현은 자신의 첫 솔로앨범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가 원하는 건 나 스스로 즐거운 음악을 하는 것이다. 기분이 신난다는 의미를 떠나서 내 감정을 온전히 내포하고 있는 음악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 순위를 너무 많이 생각하고 휘둘리다 보면, 내 감정과 세계관보다 다른 걸 담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음악인으로서 라고도 말했다. 지난해 첫 번째 솔로 정규앨범 '좋아'를 발표했을 당시였다.
종현은 주목받고 인정받는 뮤지션이었다. 지난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해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고, 국내를 넘어서 일본 등 해외에서도 K팝 그룹으로 사랑받았다. 고 종현의 비보에 전 세계 팬들이 슬퍼하며 그를 애도하고, 또 음악으로 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것이 당연했다.

종현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말한 것처럼 늘 열심히, 또 치열하게 음악에 몰입했다. 샤이니의 음악을 통해 혹은 SM 발라드를 통해, 그리고 솔로앨범을 통해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쳐놨고 인정받았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종현은 가요계에서도, 동료 뮤지션에게도, 그리고 음악 팬들에게도 인정받는 실력파 뮤지션이었다.
음악에 대한 종현의 열정은 그의 작업물들에서도 잘 보여진다. 종현은 샤이니 활동이나 SM 발라드, 드라마 OST 등을 통해서 꾸준히 음악 작업을 이어왔고, 2015년 첫 번째 솔로앨범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을 내는 음악들을 들려줬다. 이전에는 아이유 등 동료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물하는 송라이터이기도 했다.
첫 번째 솔로앨범을 시작으로 아이돌이란 범주를 넘어서, 뮤지션으로서 종현의 행보는 더욱 활발했다. 종현은 두 개의 '소품집'을 발표했고, 지난해 5월에는 솔로 뮤지션으로서 첫 번째 정규앨범도 완성했다. 활동 중에도 꾸준히 배우고 익히며 곡 작업을 해왔던 만큼, 솔로 종현, 뮤지션으로서 남다른 작업이었다. 뮤지션으로서 종현은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이 앨범을 완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그러면서 스스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도 했다.
그만큼 음악에 대한 종현의 열정은 컸다. 안주하지 않고 느리더라도 꾸준히 걸어가는 뮤지션이었다. 열심히 치열하게 작업했던 첫 번째 솔로앨범처럼 종현은 소신을 지키며 자신만의 음악을 해나가길 바랐고, 솔로앨범에 이를 담아냈다. 물론 부담감도 있었지만, 음악에 집중하려는 종현의 노력은 그의 솔로앨범들 곳곳에서 보인다.
이렇게 아이돌 그룹의 메인보컬에서 솔로 가수, 그리고 뮤지션, 싱어송라이터로 영역을 확장시키면서 종현은 음악에 몰입했다. "계속해서 음악을 해나아갈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하면서, "내 길을 천천히 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종현은 갑작스러운 죽음 직전까지도 음악 작업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10일 있었던 단독콘서트에서 솔로 앨범을 위해 작업한 신곡들 '환상통', '어떤 기분일까', '와플', '크리스마스송', '사람 구경 중', '테이크 더 다이브(Take The Dive)'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울증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중에도 음악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종현의 열정. 뮤지션으로서 성실하고 꾸준했던 종현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깝기도 하다.
종현은 지난 18일 오후 6시 10분께 서울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숨 정지 상태에서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 구조대원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종현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이날 정오부터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1층 3호실에서 팬들의 조문을 받는다. /seon@osen.co.kr
[사진]SM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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