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도 유턴…KBO출신 야수 빅리거 사실상 전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2.19 11: 17

결국 김현수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했다. 이로써 KBO리그 출신 ‘빅리거’는 2018시즌부터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됐다.
LG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현수와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 원, 연봉 5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LG는 FA 시장에서 체면을 세우게 됐고, 김현수는 지난 2015년 시즌 종료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2년 만에 다시 KBO리그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그동안 김현수를 비롯해 강정호, 박병호, 황재균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KBO리그 출신 야수로서 메이저리그의 높은 문을 제일 먼저 연 선수는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2015년과 2016년, 2년 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229경기 출장해 타율 2할7푼3리(739타수 202안타) 36홈런 1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8의 성적을 남기며 순항을 거듭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음주운전 파동을 겪으면서 미국 취업비자 획득에 난항을 겪었고, 올 한 해를 통째로 쉬었다.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복귀는 요원하다. 피츠버그 구단 역시 강정호는 내년 시즌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한 상황이고, 강정호를 둘러싼 상황도 호의적이지는 않다. 빅리거 생활이 불명예스럽게 마감될 위기다.

강정호가 야구 외적으로 빅리거 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라면, 박병호와 황재균은 모두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으로 박병호는 2016년, 12홈런을 때려냈지만, 패스트볼 대처에 문제를 드러냈고, 부상까지 겹치며 메이저리그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결국 올해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수모도 겪는 등 메이저리그를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황재균 역시 올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18경기 만 출장하고 타율 1할5푼4리(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치며 올해를 마무리 지었다.
결국 박병호와 황재균 모두 올 시즌을 끝으로 각각 넥센과 kt로 유턴했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무대는 높았고, 넓었다. 하지만 김현수만큼은 달랐다.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스프링캠프 초반 부진한 활약으로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지만, 계약 내용에 있던 마이너 거부권을 활용해 메이저리그에서 버텼다. 그리고 초반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고 95경기 타율 3할2리(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타점 OPS 0.801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볼티모어 외야의 일원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트레이 맨시니라는 신인이 자리를 꿰찼다. 결국 김현수는 지난해보다 적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56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이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 됐고, 필라델피아에서도 김현수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볼티모어에서 맺은 2년 계약이 마무리 된 김현수는 지속적으로 메이저리그 잔류를 노렸다. 프리에이전트 신분이었던 만큼 김현수는 국내 복귀보다는 메이저리그에서 도전을 지속적으로 생각했다. 국내 구단들의 구애에도 김현수는 일단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이후로 모든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결국 김현수는 윈터미팅 이후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별다른 구애를 받지 못하자 LG의 끈질겼던 구애에 응답했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도전도 2년 만에 마무리됐다.
이로써 박병호, 황재균이 유턴한 상황에서 김현수마저 LG로 돌아온 상황. 강정호도 내년 시즌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때 러시를 이뤘던 KBO리그 출신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도 한풀 꺾이게 됐다. 이제 2018시즌 메이저리그에는 KBO리그 출신 야수를 찾아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다시 추신수(텍사스)만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출신 야수로 외롭게 남겨지게 됐다. /jhrae@osen.co.kr
[사진] 김현수(위)-LG 트윈스 제공, 박병호-김현수-황재균(아래·왼쪽부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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