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드 호잉은 KIA의 로저 버나디나가 될 수 있을까.
한화는 19일 새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제라드 호잉(28)을 영입했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로 총액 70만 달러 조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윌린 로사리오와 비교하면 포지션, 경력, 스타일 모두 다르다. 한화는 호잉에게서 KBO리그 성공 가능성을 봤다.
▲ 한화 약점 지울 외야 수비
한화가 호잉에게 가장 반한 부분이 수비다. 우투좌타 외야수 호잉은 발이 빠르고, 어깨가 강하다. 수비 범위가 넓을뿐만 아니라 송구력도 갖춰 주자의 진루를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준족에 강견의 외야수가 부족한 한화가 필요로 하는 선수가 호잉이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6797이닝 동안 보살은 43개. 강견을 자랑했던 롯데 출신 짐 아두치가 마이너리그 통산 6529⅓이닝 동안 45개 보살을 기록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화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외야 수비가 많이 약했다. 대전 홈구장의 넓은 외야를 커버할 만한 선수가 부족했다. 우리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가 호잉이다"며 "이용규와 함께 중견수, 우익수로 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 좌익수 최진행·이성열도 수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외야 수비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용덕 감독도 수비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한 감독은 "우리팀에 발 빠른 외야수가 별로 없다. 호잉이 외야로 나가는 타구를 잘 잡아준다면 기존 투수들에게도 좋은 효과를 미칠 것이다"고 예상했다. 중견수와 우익수 중 어느 포지션을 맡길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투수진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수비를 기대한다.
▲ 약점 극복 가능한 타격
수비에 비해 타격은 약간의 물음표가 붙어있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통산 타율 2할2푼 26안타 1홈런 12타점 OPS .550에 그쳤고, 마이너리그에선 8시즌 통산 타율 2할6푼 836안타 111홈런 259타점 OPS .764를 기록했다. 지난 2014~2015년 홈런 26개·23개로 장타력을 보였지만 정확성이나 선구안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한화는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화 관계자는 "마이너리그 경기를 보면 뜬공이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꽤 많았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많고, 장타력은 충분히 갖춘 선수"라며 "타격폼이 오픈 스탠스라 변화구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관찰 결과 바깥쪽 변화구를 커트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150km 이상 강속구에 약점을 드러냈지만 평균 구속이 낮은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충분히 통할 것이란 계산도 했다. 한용덕 감독도 "중장거리형 타자로 라인드라이브가 많고, 타구의 질이 좋다. 구장 크기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여기에 단독 도루 능력까지 갖춰 주루 플레이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한화에 다양함을 더해줄 수 있는 카드다.
▲ 새 도전, 성공 의지
호잉은 6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그러나 올해까지 2년 동안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됐다. FA 신분일 때 한화가 접촉했고,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 LA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어디까지나 보험용 계약이었다. 방출 절차를 밟았지만 이적료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는 "호잉이 미국에선 큰 돈을 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년간 메이저리그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었고, 우리가 접촉했을 때 흔쾌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에도 한화가 아닌 다른 KBO리그 복수의 팀들로부터 계약을 제의받고도 거절한 호잉이었지만 1년 사이 변화가 왔다.
한화는 호잉과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동훈이나 강상원처럼 어린 외야수들은 아직 미완이다.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호잉이 2~3년 정도 외야 중심을 잡아준다면 좋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부분도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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