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한국 축구 손흥민-기성용 시대였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태극전사가 러시아 무대로 향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세빛섬에서 ‘2017 KFA 시상식’을 열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낸 손흥민과 이민아에게 각각 남·녀 ‘올해의 선수상’을 수여했다.
남자 올해의 선수는 대한축구협회 출입언론사 축구팀장과 협회 전임 지도자의 투표로 선정했다. 여자 선수는 WK리그 감독들과 각급 여자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자 1명당 1, 2, 3 순위로 순위를 정해 3명의 선수를 추천할 수 있게 했다.
KFA는 한해의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연말에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1985년 폐지했다가 2010년 부활했다. 올해의 선수상 역시 1985년 이후 잠시 멈췄다가 2010년 다시 부활했다. 김호, 이회택, 김정남, 차범근, 김호곤, 허정무 등 한국 축구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남자부에서 손흥민은 총 168점을 득표함으로써, 최근 K리그와 동아시안컵 MVP를 잇따라 수상하며 강력한 경쟁자 이재성(전북, 131점)을 제치고 2017년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 자리에 올랐다. 그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한국 선수로 유럽 리그 한 시즌 최다골(21골)을 기록하는 등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이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것은 2013년와 2014년 연속 수상에 이어 세 번째다. 기성용(2011, 2012, 2016년)과 함께 공동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
2010년 부활한 이후 남자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선수는 단 4명이다. 2010년 박지성이 상을 수상한 이후 기성용과 손흥민이 3회씩 사이좋게 상을 나눠가졌다. 2015년 김영권이 잠시 수상하긴 했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수상결과가 보여주듯 기성용과 손흥민은 2010년 이후 한국 축구의 중심이었다. 험난한 유럽 무대에서 꾸준하게 살아남아 대표팀에서도 중심축으로 자리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의 중심이었던 손흥민과 기성용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한국의 핵심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한국 대표팀은 11월 콜롬비아-세르비아 국내 평가전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기성용과 손흥민 두 주축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력이 살아났다. 특히 대표팀서 부진하던 손흥민이 콜롬비아전에서 두 골을 넣기도 했다.
기세를 탄 신태용호는 해외파 없이 라이벌 일본을 완파하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기존 멤버에 기성용과 손흥민 두 사람을 포함한 해외파가 가세하여 러시아 무대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가는 일이 남았다.
아쉽게도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기성용 두 사람을 동시에 보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기성용의 건재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러시아 월드컵서 한국은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한 조에 포함됐다.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이 조별 최약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과연 러시아 무대에서 기성용과 손흥민을 중심으로 뭉친 태극전사들이 최약체라는 평가를 이겨내며 반전 시나리오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