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를 청산하고 K리그에 입성한 박주호(울산 현대)가 허심탄회한 입장을 밝혔다.
박주호는 19일 밤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홍명보장학재단 주최로 열린 자선축구경기 'KEB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7'에 모습을 드러내며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섰다.
박주호는 하나팀의 왼쪽 수비수로 활약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K리그 MVP 이재성(전북 현대)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과거 전성기 못지 않은 몸놀림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낳았다.
최근 울산 이적을 확정지은 박주호는 "선수가 만족할만한 제안이 왔고, 믿음을 줬기 때문에 울산 쪽으로 마음이 흔들리면서 결정하게 됐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이적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셨지만 나 스스로가 가장 답답했다"며 "이적이라는 게 원하는대로 흘러가지는 않더라. 생각하지 못한 것도 있었는데 이번 이적은 빠르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다시 태극마크를 꿈꾸고 있는 박주호는 "대표팀에 뛰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다. 최근 한국은 우승을 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나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려서 대표팀 동료들과 다시 한 번 발을 맞추고 싶다.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좌측 풀백을 놓고 김진수(전북), 김민우(수원 삼성)와 경쟁해야 하는 박주호는 "후배들의 폼이 굉장히 좋다. 그들을 생각하기보다는 내 폼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껏 유럽 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던 생각이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기보다는 나 자신을 바로잡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였다. 그렇게 하면 또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성숙미를 뽐냈다.
앞서 독일에서 K리그로 유턴해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진수를 참고하지는 않았다. "남들을 의식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어떤 길이 나에게 최선의 길이 될 수 있는지를 더 고민했다."
박주호는 "마지막에 꿈꿔왔던 도르트문트를 갔지만 경기에 많이 못 뛰었기 때문에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다른 유럽 팀에서도 제의를 받았지만 도르트문트, 마인츠 등서 한계를 느낀 동시에 최대치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도르트문트는 내 한계였다. 다른 팀으로 가도 앞서 했던 걸 반복하는 것 밖에 안됐다. K리그로 돌아와서 팬들에게 박주호라는 축구선수로 더 가까이 다가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박주호는 "K리그는 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리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다른 팀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K리그 팀을 만나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나도 매주 그런 팀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dolyng@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