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 불패’ 복귀 해외파, 거액 계약 기대치 채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20 08: 52

메이저리그(MLB) 및 해외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의 KBO 유턴 러시가 정점을 찍었다. 올해도 황재균(kt), 박병호(넥센), 김현수(LG) 등이 특급 대우를 받은 가운데 이들의 내년 활약상도 관심사다.
LG는 19일 김현수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역대 최고 계약금인 65억 원을 비롯, 4년 총액 115억 원에 사인했다. 이는 지난해 이대호(롯데)가 세운 프리에이전트(FA) 최고 계약(4년 150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최형우(KIA)의 4년 100억 원을 넘는 외야수 최고액이자 역대 2위 금액이다. 만 30세 이전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낸 역사상 첫 선수로도 기록됐다.
김현수는 2016년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고 MLB 무대를 밟았다. 2016년 성적은 긍정적이었으나 플래툰 시스템의 덫에 갇히며 2017년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끝까지 MLB 무대에 대한 미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렇다 할 좋은 오퍼는 없었다. 결국 KBO 리그 구단 중 자신에게 가장 큰 관심을 가진 팀이자, 가장 좋은 제안을 한 LG의 손을 잡았다.

2013년 류현진(LA 다저스)의 진출 이후 하나의 트렌드가 된 MLB행 러시였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스타들 중 상당수가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완벽한 성공을 거둔 선수는 없었고, 이제는 대다수가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그 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아 ‘유턴 불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1년 만에 미국 생활을 접은 윤석민은 2015년 당시 친정팀 KIA와 4년 90억 원 계약을 맺고 돌아왔다. 당시로 따지면 FA 최고액이었다. 이대호도 올해 롯데로 돌아오면서 4년 150억 원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올해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황재균이 kt와 4년 88억 원에 계약했고, 김현수는 115억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박병호는 규정상 FA가 아니지만, 연봉 15억 원을 받는다.
기본적으로는 선수들의 가치가 높기에 가능한 계약이다. MLB에 갔다는 것은 확실한 실적과 기량이 있음을 의미한다. 설사 MLB에서 실패했다 하더라도, KBO 리그에서는 기본적인 성적을 보장하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MLB 성공 여부는 수요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워낙 계약 규모가 크다보니 이 금액에 걸맞은 활약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대호는 올해 142경기에서 타율 3할2푼, 34홈런, 1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4의 성적을 냈다. 뛰어난 활약이었다. 그러나 연간 37억5000만 원의 가치에 이르렀다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윤석민도 복귀 첫 해 2015시즌에 30세이브를 기록했다. 불펜이 어려운 팀 사정에서 보직을 바꿔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역시 초고액 연봉자다보니 몸값을 다 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이후로는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올해는 1경기도 뛰지 못했다. 부상으로 실패한 계약이 됐다.
FA가 아닌 박병호는 그렇다 치더라도 황재균과 김현수도 비슷한 압박을 받을 것이다. 대형 계약에 따르는 필연적인 스트레스다. 웬만한 성적으로는 팬들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설사 부진의 시기가 오기라도 하면 거센 비난도 예상된다. 결국 실력과 성적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아직은 젊은 나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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