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극과극, 빅5는 461억 vs 베테랑+준척 6명은 71억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20 06: 05

김현수 115억 등 빅5는 2년 연속 460억 돌파..소수만을 위한 FA 제도
베테랑 6명은 총 71억원...최준석, 채태인, 정근우 등은 무소식
FA 양극화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A급 FA는 4년 80억 원(연 평균 20억 원)이 기본일만큼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베테랑이나 준척급 FA는 계약 조차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다.

LG는 19일 메이저리그 잔류를 포기하고 KBO리그로 복귀한 김현수(29)와 4년 115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역대 FA 2번째이자 외야수 최고액 계약이다. 이로써 올 겨울 FA시장에서 '빅5'의 몸값은 무려 461억 원이다. 
김현수를 비롯해 롯데 손아섭(29)이 4년 98억 원, 미국에서 돌아온 황재균(30)이 kt와 88억 원, 롯데 프랜차이즈 강민호(32)는 삼성과 80억 원, 민병헌(30)은 두산을 떠나 롯데와 8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FA 5명의 평균 몸값은 연 평균 23억 원이 넘는다. 210만 달러 외국인 선수인 셈이다. 
반면 올 겨울 나머지 FA 계약을 맺은 6명은 총 71억원이다. 1호 계약자인 롯데 문규현(34)은 2+1년 10억 원, 삼성 권오준(37)은 2년 6억 원, NC의 이종욱(37)은 1년 5억 원, 지석훈(33)은 2년 6억 원, 손시헌(37)은 2년 15억 원, SK 정의윤(31)이 4년 29억 원으로 원소속팀에 남았다.
이들 6명의 계약 총액은 71억 원, 단순히 계산하면 한 명이 평균 10억 원 규모다. 이들 6명의 계약 기간으로 계산하면 연 평균 5억 원이다. 그나마 장타력을 갖춘 30대 초반 정의윤이 30억 가까이 받았지만 옵션이 12억 원이나 포함된 특이한 계약 조건이다. 
2016시즌 27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정의윤은 최근 3년간 평균 타율 3할1푼6리(374안타) 56홈런 196타점을 기록했다. 민병헌은 최근 3년간 평균 타율 3할1푼1리(451안타) 42홈런 233타점이다. 그러나 두 선수의 금액은 29억-80억으로 세 배 가까이 된다. 
FA도 수요와 공급이 있는 시장이다. 나이가 젊고 A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은 있다. 앞으로 한 시즌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는 베테랑, 준척급은 적은 돈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문제다. 
불과 4년 사이 FA 시장은 거품론이 무색할 정도로 하늘 높이 치솟았다. 역대 FA 최고액 기록은 2014년 강민호(당시 롯데)가 75억 원으로 2005년 심정수(삼성)의 60억 원 벽을 9년 만에 깨뜨렸다. 견고했던 천장이 뚫리자 이후에는 매년 기록이 경신됐다.
2015년에는 최정이 86억 원, 2016년에는 박석민이 96억 원(옵션 10억 포함), 2017년에는 최형우가 100억 원으로 세 자리 숫자를 처음 찍었다. 올해 1월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하면서 150억 원의 엄청난 기록으로 바뀌었다.
올 겨울에는 빅5 FA가 모두 80억 원을 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4시즌이 종료된 후 올해 12월까지 불과 4년 동안 80억원 이상의 초대형 FA 계약자가 16명이나 된다. 계약연도 기준으로 2015시즌 4명, 2016시즌 3명, 2017시즌 4명 그리고 2018시즌 5명이나 된다. 단기간에 FA 시장에서 A급 선수들의 몸값은 급등했다. A급이 아닌 선수들까지 특급 대우를 받는 실정이다.   
최근 4년간 매년 FA 시장에서 빅4의 몸값을 보면 300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 2015년 빅4의 총액은 처음 3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 FA 빅5 몸값 총액은 무려 495억 원이었다. 올해까지 2년 연속 빅5의 몸값은 460억 원을 돌파했다. 평균 90억 원이 넘는다. 
매년 FA 시장에 나오는 2~3명의 A급 선수들이 나온다. 성적에 목마른 구단들은 A급에 근접하는 선수들까지 거액을 안겨주면서 4~5명 소수만을 위한 FA 시장은 계속된다. 베테랑이나 준척급 이하 FA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다. 구단들이 젊은 선수 육성에 더 공을 들이면서 베테랑, 준척급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30대 중반의 주전 선수라 해도 보상 선수 유출을 꺼려해 타 팀 이적이 쉽지 않다. 
내년에는 구단과 선수협이 FA 등급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고 한다. 그러나 등급제가 시행되더라도 100억 원대로 치솟은 A급 선수들의 몸값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보상선수를 받지 않는다고 선언한 최준석, 채태인, 이대형 등의 계약도 난항인 것을 보면 등급제 방식에 많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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