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좌익수의 정면 승부가 펼쳐진다. 정확성과 파괴력을 겸비한 김현수(LG)와 김재환(두산)의 잠실벌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김현수는 2년 만에 KBO리그 복귀를 선언했다. 안착지는 원 소속 구단 두산이 아닌 LG. 공격력 강화를 위해 4년간 총액 11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고 김현수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저리그 도전은 2년 만에 막을 내렸으나 김현수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1군 통산 타율 3할1푼8리(4066타수 1294안타)를 기록했고 2015년 잠실구장을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28개)을 기록했다.
LG는 올 시즌 박용택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중심 타자가 없었다. 외야 세 자리 역시 확고한 주전을 꼽기 어려웠다. 젊은 선수들에게 거듭 기회를 줬지만 이들의 성장세가 더뎠다. 김현수 영입으로 외야 한 자리와 중심 타자 모두를 얻었다.
류중일 감독은 김현수를 주전 좌익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아직 외국인 타자 영입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김현수를 중심 타선에 배치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다. LG는 김현수가 최형우(KIA)와 이대호(롯데)처럼 주포로서 제 몫을 해주며 팀의 가을 무대 진출을 견인하길 기대하고 있다.
김현수는 "새로운 기회를 제안해주신 LG에 감사 드린다. LG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며 팬들의 성원에 더 많은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환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연보다 조연에 가까웠다. 뛰어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거포 기대주로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김재환은 주전 좌익수로 나서며 데뷔 첫 3할-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며 두산을 대표하는 강타자로 우뚝 섰다.
김재환은 올 시즌 데뷔 첫 전 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3할4푼(544타수 185안타) 35홈런 115타점의 괴력을 발휘했다. 두산의 4번 타자 하면 김재환의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그 존재감은 아주 커졌다.
정확성은 김현수가 앞서지만 파괴력은 김재환이 한 수 위다.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의 맞대결. 거포 좌익수의 방망이 싸움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what@osen.co.kr
[사진] 김현수(LG 제공)-김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