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김현수를 영입한 LG는 이제 20인 보호선수 선정을 고민해야 한다. 전력을 보강한 반대급부로 선수 한 명을 두산으로 보내야 한다.
두산은 김현수의 이적으로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직전 연봉(7억5000만 원)의 200%(15억 원)와 보상 선수 또는 연봉 300%(22억 5000만 원)을 선택할 수 있다. 두산이 보상금 300%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지만, LG의 선수층이 다양해 보상 선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투수진이 풍부한데다 주전 자리를 다투는 1.5군 선수들이 많다. 박용택(지명타자), 오지환(유격수) 등을 제외하고는 포지션 마다 2명 이상이 주전 경쟁을 하는 구도다.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유망주들도 있다.
양상문 LG 단장은 "류중일 감독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류 감독이 내년 시즌 쓸 선수들 위주로 보호선수를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류 감독이 코치들과 논의하고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상문 단장이 어느 정도 조언하는 역할은 한다.
류중일 감독이 2018시즌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켜 기용할 선수 위주로 20명이 보호선수를 짤 가능성이 높다. 유망주보다는 즉시 전력 선수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양상문 단장, 유지현 수석코치, 각 파트별 코치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고민하고 있다. 실력 위주로 (보호선수를) 짜면 꼭 마지막 한 두 명을 놓고 고심하게 된다. 투수는 (마무리캠프까지) 1.5군 선수들만 봤다. 강상수 투수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보통 보호선수를 작성할 때 상대팀의 취약한 포지션을 우선적으로 신경쓴다. 상대팀이 내야 뎁스가 약하다면 내야수를 많이 보호하고, 불펜진이 약하다면 괜찮은 불펜을 우선적으로 포함시키는 식이다. 하지만 LG는 상대팀의 전력을 고려하기 보다는 LG 팀 전력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두산이 민병헌의 보상 선수로 롯데의 잘 알려지지 않은 백민기를 데려오지 않았나. 그런 것도 조금은 생각한다. 일단은 실력 위주로 보호해야 한다.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 단 한 번도 보호선수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다(외부 FA 영입이 한 명도 없었기에)
투수진은 차우찬, 류제국, 신정락, 임찬규, 김대현, 손주영, 정찬헌, 진해수, 윤지웅, 고우석, 김지용 등만 해도 10명이 넘는다. 타선에서 박용택, 유강남, 정상호, 오지환, 양석환, 김재율, 강승호, 안익훈, 이형종, 이천웅, 채은성 등을 생각한다면 20명에서 한 두 명은 제외시켜야 한다.
올해 FA, 2차 드래프트 이적 선수, 군 보류 선수 등은 자동 보호된다. 임지섭, 박지규, 윤대영, 김재성은 군 제대 후 아직 등록하지 않아 군 보류 선수로 자동 보호다.
LG는 지난 겨울 FA 투수 차우찬을 영입했고, 삼성은 투수 유망주 이승현을 보상 선수로 데려갔다. 2년 전에는 포수 정상호를 FA 영입하면서 SK가 내야 백업 거포 최승준을 데려갔다. 김현수의 보상 선수로 두산은 더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O가 LG의 김현수 영입 공시를 하면 LG는 3일 이내 두산에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보내야한다. 두산은 보호선수 명단을 받고 3일 이내에 보상선수를 정해야한다.
/orange@osen.co.kr [사진] LG 트윈스 제공